공동주택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불쾌한 냄새 때문에 엘리베이터 타기가 꺼려진다.

거주민 중 누군가 음식물쓰레기 봉지를 갖고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내용물을 흘린 것이다. 쓰레기는 말끔이 치웠지만 지독한 냄새는 사방이 막힌 엘리베이터에서 쉽게 빠지지 않았다.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하기 싫은 집안일 1,2위를 다툴만큼 가정에서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줄인다고 줄이는데도 어느새 음식물쓰레기 봉지가 가득찬다. 음식물쓰레기 감량기를 사용하려 해도 구입은커녕 임대비용도 만만치 않다.

제주시 행정당국에서도 음식물쓰레기는 골칫거리다. 인구와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음식물쓰레기도 같이 증가했는데 처리용량에는 한계가 있다.

제주시는 음식물쓰레기를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며 '음식물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가정 음식물쓰레기 감량 지원·밥은 반공기만
제주시 하루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150톤. 이미 처리시설 용량인 110톤을 초과한 상태다.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은 이달부터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림읍, 애월읍, 구좌읍, 조천읍, 한경면 등 5개 읍면지역도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지역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제주시는 19개 동(洞) 지역에서만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을 하고 읍면지역은 가연성쓰레기와 혼합배출해 소각 처리해왔다.

읍면지역 음식물쓰레기가 추가되면서 당연히 처리해야할 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읍면지역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30~40톤으로 추산된다.

시는 단순한 독려나 홍보만으로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선 2020년부터 사업장과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 감량기를 임대하면 비용의 50%를 지원하기로 하고 예산 3억원을 책정했다.

사업장이 아닌 가정에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임대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부터 사업장에 음식물쓰레기 감량기를 보급한 결과 2016년 하루 배출량 150.8톤에서 올해 8월 기준 134톤으로 10.7%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밥 반공기 주문제도 눈길을 끈다.

시는 이달부터 시청사 주변 음식점 30곳을 대상으로 반공기 주문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밥을 다 먹지 않고 남기지 않도록 처음부터 고객이 원하면 반공기만 제공하는 제도다.

반공기 주문제 시범 운영업소에는 상수도 사용료 감면 또는 종량제 쓰레기봉투 지원, 시설개선자금 우선 융자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

시는 해당 업소들의 음식물 쓰레기 감량효과를 분석해 향후 확대추진할 계획이다.

부기철 시 생활환경과장은 "음식물쓰레기 감량 및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는 시민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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