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숙의형 공론화를 직접 추진하기로 했던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관련 갈등 전반을 해소해 나가는 방향으로 일보후퇴했다.

제주도의회는 15일 오후 제378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재석의원 39명(전체 의원 41명) 가운데 찬성 27명, 반대 2명, 기권 10명으로 가결했다.

이와 함께 의장 추천으로 강민숙(비례·민주당)·강성의(제주시 화북동·민주당)·고현수(비례·민주당)·김장영(교육의원)·박원철(제주시 한림읍·민주당)·조훈배(서귀포시 안덕면·민주당)·홍명환 의원(제주시 이도2동 갑·민주당) 등 7명으로 구성된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위 위원 선임의 건'도 가결했다.

김태석 의장(제주시 노형동 갑·더불어민주당)과 박원철 민주당 원내대표(제주시 한림읍·민주당)가 대표 발의한 이번 결의안은 상임위원회인 의회운영위원회를 거치면서 대폭 손질됐다.

당초 이 결의안은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라는 이름으로 도의회가 숙의형 공론화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공론화 민간위원회 구성·운영 등 실무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의회운영위는 해당 결의안에서 '숙의형 공론화' 문구를 모두 삭제한 뒤 특위의 업무 범위를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제2공항 관련 갈등 해소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최근 이 문제를 둘러싼 민주당 의원들의 내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날 밤 민주당 제주도당이 상무위를 거쳐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관련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를 당론으로 공식 채택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이 앞서 본회의를 통과한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의 '제주 제2공항 관련 도민 공론화 등을 요구하는 청원의 건' 후속조치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김이 빠지게 된 상황이다.

향후 관건은 특위가 앞으로 6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도출할 결과다.

현재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지만 지난해 제주 영리병원(녹지국제병원) 공론화와 같은 숙의형 공론화 방안이나 주민투표 방안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앞두고 있는 점, 제2공항 찬성 측이 도의회의 공론화 시도에 이미 보이콧 입장을 밝힌 점, 도의회 민주당 의원들 간 갈등의 여진 등으로 인해 결론 도출까진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김경학 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제주시 구좌읍·우도면·민주당)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결의안 수정 결정에 대해 "제2공항 공론화 지원 특위 구성 추진 관련 첨예한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특위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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