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인사건 재판에 이어 의붓아들 살인사건 재판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면유도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19일 뉴스1제주본부가 입수한 검찰의 의붓아들 살인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홍모군(5)을 살해하기 전 현 남편 홍모씨(37)에게 수면제를 먹여 깊은 잠에 들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유정은 지난 3월1일 홍씨, 홍군 등과 저녁으로 카레 등을 먹은 뒤 홍씨가 의붓아들을 씻기는 사이 수면제를 가루로 만들어 차에 탔다.

이 수면제는 고씨가 지난해 11월1일쯤 제주시 한 병원에서 독세핀 성분이 든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아 약국에서 구입해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고유정이 구입한 같은 종류의 수면유도제가 이후 현 남편 모발에서 검출됐다.

홍씨에게 차를 마시게 하고 깊은 잠에 빠진 것을 확인한 고유정은 3월2일 오전 4~6시 사이 아버지와 침대에서 함께 자고 있던 홍군을 10분간 강하게 눌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유정은 전 남편 살해 전에도 180cm의 건장한 체구인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여 저항하게 어렵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전 남편 살인사건의 경우 펜션에서 저녁식사로 먹은 카레라이스가 졸피뎀을 넣은 음식으로 유력하게 지목됐다.

고유정의 친아들이 범행 당일 "엄마만 카레를 먹지 않았다"고 진술, 카레를 향한 의구심이 더 커졌다.

의붓아들 사망 전에도 저녁식사로 카레로 먹어 카레에 수면유도제를 타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검찰은 고유정이 홍씨에게 건넨 차를 의심하고 있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여러 정황증거만 있을뿐 '스모킹건(사건 해결의 결정적 증거)'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 수면유도제는 향후 재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범행에 사용한 수면유도제는 졸피뎀처럼 범죄에 악용되는 약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최초 국과수 분석 결과에도 포함되지 않아 경찰 초동수사가 혼선을 겪었다.

해당 수면유도제의 효능과 투입 경로 등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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