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주 현장 방문이 '맹탕'으로 전락했다.

전체 위원 22명 가운데 달랑 3명만 참석한 데다 모든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됐고, 제주 해상 화재·전복사고로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된 어선 대성호(29톤·통영선적) 사고 관련 상황 조차 돌아보지 않았다.

국회 행안위는 22일 오전 제주지방경찰청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1박2일 간의 제주 현장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도 자치경찰단과 이튿날 오전 도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를 방문해 자치경찰 확대 시범 운영 현황을 살피는 것이 주된 일정이다.

이번 제주 현장 방문에는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서울 광진구 갑)과 같은 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서울 중구성동구 갑),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시 을) 3명만 참여했다.

보통 지역 현장 방문에 전체 위원 22명 가운데 10명 안팎의 위원들이 참여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조한 참여율이다. 심지어 제주 지역구 국회의원인 강창일 의원(제주 제주시 갑·민주당)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모든 회의는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날 오전 일제히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번 국회 행안위의 제주 방문은 지난 3월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해 발의된 '경찰법 개정안' 심의에 앞서 현장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지지부진한 논의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한 현 상황에 대한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맹탕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지난 19일 제주 차귀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대성호 화재·전복사고와 관련해 형제, 남편 등을 찾지 못하고 있는 베트남인 가족들이 전날 오후부터 제주에 와 수색 상황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별도 시간을 내지 않은 점도 지역사회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제주도의회 의원은 "전국 각 지역의 치안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제주에 먼저 자치경찰제를 도입한 뒤 이를 확산시키는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인데 중앙 정치권이 어떻게 이리 무심할 수 있느냐"며 "사실상 총선을 앞두고 각 지역구에서 표 챙기기에 급급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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