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화재 사고 나흘째인 대성호(29톤·통영선적)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해경이 조류의 흐름을 예측하는 첨단장비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어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이날 오후 어민, 민간해양구조대, 어업협회 및 수협, 지자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색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표류예측시스템은 사고 해역 조류가 남서쪽으로 흐르나 민간 전문가들은 경험으로 볼때 북서·남동쪽으로 이동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해경은 그동안 표류예측시스템을 토대로 수색구역을 정했다.첨단장비와 '인간의 경험'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해경은 기존 수색방법으로는 별다른 성과가 없자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북서·남동쪽 해역 수색에 수색함정을 추가하기로 했다.

해경이 2013년 도입해 해상에서의 실종자 이동경로를 예측하는 표류예측시스템은 한계가 있다.

이 시스템은 우리나라 해상을 특정 간격으로 도식화해 예상되는 바람과 해류, 조류 등을 입력하면 익수자의 이동경로와 확산범위를 예측해준다.

그러나 작은 섬을 바다로 인식하거나 연안 5마일(8㎞) 이내 해역은 정밀도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2015년 돌고래호 전복 사고 당시 표류예측시스템의 예측 위치와 실제 실종자가 발견된 위치가 최대 69.5㎞까지 차이난 적이 있다.

지난해 7월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캠핑도중 사라진 30대 주부가 실종 일주일만에 제주 섬 반바퀴를 돌아 103㎞ 떨어진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됐다.

이 역시 표류예측시스템 결과와는 배치됐으나 지역어민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경 등은 이날 함선 35척을 동원해 최초 신고위치 동서 83㎞, 남북 83㎞ 범위에서 9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헬기 9대를 3교대로 투입했다.

항공 수색구역은 전날보다 약 28㎞ 확대해 신고해점을 중심으로 동·서와 남·북으로 각각 111㎞를 설정했다.

실종자가 떠밀려왔을 가능성이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로~안덕면 대평리 해안 수색도 병행했다.

이날 상표가 없는 주황색 작업복 상의 1개, 중국어가 적힌 주황색 구명조끼 1개, 청색 장화 1개 등 총 3점을 발견해 대성호와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지금까지 발견한 부유물은 총 19점이다.

야간에는 항공기 5대가 조명탄 150여발을 쏘아 함선 33척이 수색에 나선다.

사고 이후 바다에 떠있던 대성호 선미(배 뒷부분)는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인양에 성공, 제주로 향하고 있다.

대성호는 화재로 선수(배 앞부분)는 침몰하고 배 전체길이(26m)의 3분의 1 정도인 선미 8m 부분이 해상에 떠있었다.

인양된 선체는 거리가 가장 가깝고 선박 계류와 정밀감식이 수월한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으로 이동, 23일 오전 6시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경은 선체가 도착하면 오전 9시부터 정밀감식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지난 19일 오전 7시5분쯤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된 대성호는 오전 9시 전후 화재로 전소되면서 선수와 선미 부분이 두 동강났다.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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