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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산 용암해수가 뭐길래…오리온·제주도 여론전 '격화'
  •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승인 2019.12.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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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해수는 짠 바닷물이 해수면 아래 화산암반층에 여과돼 오염원 없이 아연, 철, 게르마늄 등의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물을 말한다.(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 제공) /© 뉴스1
오리온의 전격적인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 선언에 제주도가 합의된 바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맞서며 연일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오리온이 이달부터 온라인 정기배송으로 제주용암수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법적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방 중심엔 제주 용암해수…"천연·순환·미래자원"
현재 오리온과 제주도 간 공방의 중심은 제주산 용암해수다.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에 따르면 용암해수는 짠 바닷물이 해수면 아래 화산암반층에 여과돼 오염원 없이 아연, 철, 게르마늄 등의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물을 말한다. 정확한 법적·학술적 표현은 염지하수(Saline ground water)다.

전문가들은 화산활동으로 제주에 해안지대가 형성된 60만~30만 년 전 용암해수가 처음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용암해수는 화산암반층으로 이뤄진 제주 동부지역에 다량 매장돼 있는데 추정되는 평균 부존량만 71억4000만㎥에 이른다.

이영돈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 교수는 "연구 결과 용암해수가 조수 간만의 차(밀물과 썰물 때의 수위 차)나 강우량, 수온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사실상 바닷물이 있는 한 부존량은 무한정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염분 때문에 쓸모 없는 지하수로 취급받던 용암해수는 2008년 제주도의 '산업단지 조성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먹는물관리법·제주특별법 개정 등을 거쳐 제조·판매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2011년 8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약 20만㎡ 규모로 조성된 용암해수일반산업단지에는 현재 7개의 단지 입주기업(분양)과 14개의 센터 입주기업(임대)이 활동 중이다. 음료·화장품·식품·원료 등 용암해수 제품만 100개에 이른다.

◇오리온 위해 하루 취수량 11배 증량…"제도개선 필요"

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제주용암해수단지에서 열린 '오리온 제주용암수' 공장 준공식에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준공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9.12.3 /뉴스1 © News1 강승남 기자
오리온은 2016년 제주 향토기업인 ㈜제주용암수의 지분 60%를 21억2400만원에 인수한 뒤 2017년 12월부터 1200억원을 투자해 용암해수일반산업단지에 3만㎡ 규모의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2017년 8월 제주도의회는 용암해수 취수량을 늘릴 경우 제주도의회 동의를 얻도록 한 '제주도 지하수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용암해수는 염분 제거, 미네랄 분리 등의 공정을 거치면 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처럼 음용할 수 있지만 법·조례상 먹는샘물이 아닌 혼합음료로 분류되다 보니 환경부와 협의하면 제주도의회 동의 없이도 취수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법예고 당시 도가 도지사 권한(지하수 개발·이용 허가) 침해, 상위법(지방자치법) 위반, 용암해수 산업 위축을 우려하며 불수용 입장을 밝히는 등 반발이 이어지면서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 사이 제주도와 영산강환경유역청은 오리온을 고려해 지난해 7월 3000톤이었던 용암해수 하루 취수량을 3000톤에서 3만3000톤으로 무려 11배나 증량시켰다.

현재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다시 검토 중인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원(제주시 노형동 을·더불어민주당)은 "산업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용암해수와 지하수 간 연계성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기영합식으로 용암해수를 내주는 행태는 막을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을 위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에 제주도 "절대 안 돼"

4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박근수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이 오리온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에 대한 불수용 입장을 밝히고 있다.(제주도청 제공) 2019.12.4 /뉴스1 © News1
이 같은 상황에서 오리온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외 진출에 앞서 국내 생수시장 3위권 진입을 목표로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제주용암수(530㎖)'를 국내에 판매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오리온은 시제품 생산을 위해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하루 1000톤 가량의 용암해수로 '제주용암수'를 생산해 지난 1일 온라인 정기배송을 시작했다. 가격은 제주삼다수보다 50원 비싼 1000원으로 책정했다.

결론적으로 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가 오리온 '제주용암수'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면서 제주개발공사 입장에서는 제주도에 의해 이른바 '팀 킬(Team Kill)'을 당할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부랴부랴 대응에 나선 제주도는 우선 오리온에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를 강행할 경우 용암해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현재 오리온과 2016년 12월8월자 용암해수일반산업단지 입주계약만 체결했을 뿐 용암해수 공급계약을 맺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간 수차례의 요구에도 오리온이 사업계획서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어 용암해수 공급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다.

도는 특히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간 면담과 공문 등을 통해 지하수에 대한 도민 정서와 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와의 혼란을 고려해 '제주용암수'를 전량 해외로 수출할 것을 전제조건으로 오리온과 협상해 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오리온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오리온은 국내 판매실적 없이 해외 수출 자체가 어려운 데다 그동안 '제주용암수' 출시를 위한 투자, 채용 등의 과정에서 제주도의 강력한 제제도 없었다고 주장하며 법적 조치까지 거론하고 있다.

제주도는 조만간 오리온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해 관련 갈등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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