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과 육지의 중간지대인 제주 해안사구(모래언덕)가 무분별한 개발에 사라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제주도 연안습지 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수남 국장에 따르면 해안사구는 해안선을 따라 평행하게 쌓인 모래 언덕이다. 사구 모래는 해안생태계 영양 순환을 담당하며 지하수면을 높여 배후지역의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또 내륙으로 유입되는 염분을 막고 바다와 육지 경계에 위치해 독특한 환경을 지닌 생물 서식처로 보존가치가 높은 생태계다.

그러나 제주도 해안사구는 해안도로와 항포구 개발, 관광시설, 숙박시설 등으로 상당 부분 훼손됐다.

제주도 해안사구는 2017년 기준 과거 13.5㎢에서 현재는 2.38㎢로 약 82%에 해당되는 11.17㎢가 감소했다.

마라도(0.3㎢) 면적의 37배, 축구장 면적의 1354배가 사라진 것이다.

이 국장은 전국 최대의 사구였다가 현재는 소형사구(0.1㎢ 미만)로 전락한 제주 김녕사구를 대표적인 훼손지역으로 꼽았다.

김녕마을을 중심으로 하는 행원리와 월정리 일대에는 사구층이 잘 발달돼 있어 김녕 해안사구로 불렸다.

이 곳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 카페거리가 있는 지역이다.

이곳은 과거 면적이 3.98㎢로 전국에서 가장 넓은 사구였으나 해안도로와 건축물 등이 들어서면서 축소돼 현재는 환경부 보호지역인 태안 신두리 사구(3.72㎢)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양 국장은 "제주 모든 해안에 도로를 만들면서 해안사구가 파괴되고 해안가 침식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보호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양 국장은 제주도 해안사구 보전조례를 제정해 해안사구를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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