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이 2022년 제주 표선고등학교에 도입될 예정인 국제 공인 평가·교육과정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를 둘러싼 여러 우려에 소신 있는 답변을 내 놔 눈길을 끌었다.

6일 오후 '2020년도 제주도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제378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는 7억여 원 규모의 IB 운영사업이 화두에 올랐다.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인 IBO(IB Organization)가 개발·운영하고 있는 IB는 153개국 5000여 개 학교에 도입된 국제 공인 평가·교육과정으로, 철저한 토론·과정 중심 수업과 논·서술형 평가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간 평가 혁신을 추진해 온 도교육청은 지난 7월 IBO와 'IB 한글화·공교육 도입을 위한 협력각서'를 체결한 뒤 현재 중2가 고2가 되는 2022년 읍·면지역 고교인 표선고에 IB DP(Diploma Program·고교과정)를 도입하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질의에 나선 양영식 의원(제주시 연동 갑·더불어민주당)은 "IB DP를 마치려면 6개 과목 뿐 아니라 4000자 이상의 에세이와 논술·토론과제 등을 수행해야 하는데 일반 학생들이 소화하기에는 좀 버겁지 않겠느냐. 사실상 성취도가 높은 소위 '엘리트'에 적합한 프로그램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강순문 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은 "그런 우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인정하지는 않는다"며 "이 문제는 그동안 우리가 읍·면지역이든 동(洞)지역이든 보통의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기회를 제공해 본 적이 있는지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강 실장은 "IB는 높은 수준의 성취가 아니어도 아이들이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제 수준에 맞는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기회가 주어지고 여건만 마련된다면 보통의 아이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IB DP를 수료한 학생들이 국내 대학 진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읍면지역 학교 아이들 대부분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가고 있는데 수업은 수능 체제로 받고 있다"며 "과연 아이들을 이대로 둬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방향성이 좋다"며 "대한민국이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과정에 도교육청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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