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 상(上)권으로 추정되는 고서(古書)가 제주에서 나왔다.

장윤석씨(51·제주시)는 6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가여래행적송 상권을 소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와 학계에 진품여부 확인을 위한 연구에 조속히 착수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현재까지 석가여래행적송은 고려 후기인 1328년(충숙왕 15년) 승려 운묵(雲默)이 석가모니의 일생(상권)과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래된 과정(하권) 등을 두 권으로 엮어 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권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지만 그동안 상권은 행방이 묘연했었다.

장씨는 "지난달 규장각한국학연구원를 방문해 문의한 결과 제가 소장한 상권과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하권이 같은 시기 같은 제작방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장씨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홍순 서경대학교 명예교수(전 한국고서연구회 회장)는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하권에 명시된 '천력삼년무진(天歷三年武辰·서기 1328년)'이라는 표현이 장씨가 소장한 상권에도 나와 있다"며 "석가여래행적송 간행시점을 1328년으로 가정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명예교수는 특히 "앞서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은 석가여래행적송에 대해 나무·금속활자 인쇄본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며 "간행시점이 1328년이 맞다면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 보다 무려 40여 년 앞선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1990년에 발간된 천혜봉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한국전적인쇄사'에 따르면 석가여래행적송은 조선 초기 인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씨는 "할아버지께서 고문서를 수집하셨는데 최근 집을 정리하면서 석가여래행적송 상권을 발견했다"며 "문화재 등록에 시간이 오래 걸려 언론에 먼저 공개하기로 했다. 일단 석가여래행적송 상권은 국립제주박물관에 기탁해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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