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야!”

지난 12일 오후 8시20분쯤 제주 제주시 연동. 시민 김태원씨(21)가 앞서 달리는 A씨를 뒤쫓기 시작했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A씨는 차를 버리고 도주하는 중이었다.

A씨와 함께 달아나던 동승자는 또 다른 시민 이승재씨(21)에게 바로 잡혔다.

시민들의 추격전은 150m 이상 이어졌다. 이를 본 유모씨(20)가 오토바이로 A씨 앞을 가로막았다.

길목이 막힌 A씨가 우왕좌왕하던 사이 근처를 지나던 김승범씨(31)가 그를 제압했다. 뒤쫓아오던 김태원씨도 바로 합류해 검거를 도왔다.

이날 추격전은 시민 4명이 기지와 용기를 발휘해 A씨를 검거하며 마무리됐다.

피의자 A씨는 이날 밤 연동에 있는 아파트 앞 도로에서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던 중 경찰의 음주단속에 불응해 달아나고 교통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도주과정에서 오토바이를 추돌해 운전자에게 중상을 입히고 도로 옆 난간을 들이받았다. 이후 차에서 내린 A씨와 동승자는 차량을 버린 채 도주했다.

A씨를 검거한 시민 4명은 올해 첫 제주지역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7일 김승범씨(31)를 비롯한 시민 4명을 지방청으로 초청해 2020년 1호 ‘우리동네 시민경찰’ 표창장과 기념흉장, 부상품을 수여했다.

우리동네 시민경찰은 범인 검거와 인명 구조 등 치안활동에 기여한 시민을 포상하는 제도다.

김병구 제주지방경찰청장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주변의 불의에 맞선 진정한 의인의 본보기”라고 평가하고 “이러한 시민들의 정의롭고 용기있는 행동들이 우리사회를 안전하게 떠받치는 밑거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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