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평화·인권운동가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제주평화나비는 28일 오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고 김복동 할머니 1주기 추모제를 마련했다.

5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이날 추모문화제는 추모사와 추모공연, 편지글 낭독, 연대발언, 퍼포먼스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제주평화나비 관계자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며 "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도 희망을 말했던 그에게, 그 희망을 제주에서 피우려 한다"고 추모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김복동 할머니는 묻힐 뻔 했던 위안부 피해 실상을 세상으로 끄집어낸 분"이라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일본 정부의 사과를 이제는 받아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문화제에 이어 오는 30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분향소가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부터 전세계에 위안부 실상을 공개하며 인권 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김 할머니는 2000년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 원고로 참여해 실상을 문서로 증언하는 등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는데 앞장서 왔다.

지난해 1월 28일 1년 여간의 암 투병 끝에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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