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하수발생량이 늘고 있지만 공공하수처리시설 확충은 더뎌 '하수처리대란'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제주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총사업비 7167억원을 투자해 도내 8곳의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을 1일 24만톤에서 2020년 34만8000톤, 2025년 42만8000톤으로 증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 인구증가와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 등으로 하수발생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실제 도내 8곳의 공공하수처리장 가운데 제주(도두)공공하수처리장(시설용량 1일 13만톤)과 대정하수처리장(1일 1만3000톤), 남원하수처리장(1일 8000톤) 등 3곳은 시설용량보다 하수유입량이 많아 하수 처리율이 이미 100%를 초과해 포화상태다.

또 2017년 준공된 성산하수처리장(1일 1만톤)을 제외한 나머지 동부하수처리장(1일 1만2000톤), 서부하수처리장(1일 2만4000톤), 보목하수처리장(1일 2만톤), 색달하수처리장(1일 2만3000톤) 역시 하수처리율이 70%에서 많게는 96%에 이른다.

그런데 1일 처리용량을 2020년 2만4000톤, 2025년 3만톤으로 증설하려는 동부하수처리장 확충공사는 2017년 9월 공사를 착수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같은 해 12월 공사가 중지된 후 현재까지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또 2020년까지 2만톤을 증설하는 서부하수처리장과 5000톤을 증설하는 계획인 색달하수처리장, 8000톤 확충이 목표인 남원하수처리장 등 3곳은 현재까지 실시설계용역 중이거나 환경부와 재원협의 중에 있는 등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

오는 4월 준공 예정인 제주드림타워에서 발생하는 하수 가운데 4647톤을 처리하게 될 제주(도두)하수처리장은 3886억원(국비 1865억원, 지방비 2021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9만톤을 증설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착공을 하지 못했다.

결국 제주도상하수도본부가 올해 말까지 하수처리용량을 24만톤에서 34만8000톤까지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제주지역 하수 발생량이 더 증가할 경우 '하수처리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하수발생량 증가로 인해 일부 공공하수처리장이 포화에 직면했지만 확충사업이 늦어지면서 정제되지 않은 하수가 연안으로 유입돼 자칫 연안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근 어장을 오염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2019년 1~9월 도내 8곳의 하수처리장에서 모두 기준 수질을 초과한 방류수를 연안으로 배출해 개선명령을 받았다.

하수처리장별로 기준을 초과한 방류수를 배출한 일수는 적게는 2일(동부하수처리장), 많게는 214일(색달하수처리장)이다. 기준을 초과한 방류수를 배출한 일수가 100일을 넘는 하수처리장도 3곳이며, 1곳은 96일이다.

동부하수처리장과 대정하수처리장은 2018년까지는 방류수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이를 초과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최근 공개한 제주도상하수도본부 종합감사에서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조기에 공공하수처리시설을 확충해 안정적으로 하수를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시설용량이 포화된 3개 공공하수처리장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또 2020년 4월 준공 예정인 드림타워에서 발생하는 하수처리를 당초 계획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점검.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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