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불놀이인 '제주들불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23일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코로나 관련 브리핑에서 "제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돼 사태를 조속히 종식하는 데 총력을 다하기 위해 올해 들불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경제와 관광 분야의 전환점을 마련하려고 들불축제를 개최하려 했으나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사회 2차 감염의 우려가 높아졌다"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2020 제주들불축제'는 다음달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축제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와함께 3월 말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던 삼도1동 전농로와 애월읍 장전리의 제주왕벚꽃축제도 취소하기로 했다.

같은달말 예정된 서귀포시 대표 축제인 유채꽃국제걷기대회 취소된다.

들불축제는 특성상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연기된 적은 가끔 있다. 2009년에는 강풍으로 2012년에는 폭설로 축제 기간을 연장해야 했다.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했던 2011년에는 행사가 완전히 취소된 적도 있다.

지난해에도 축제 마지막날에는 많은 비가 예보돼 당일 행사가 취소됐다.

1997년 시작된 제주들불축제는 옛 제주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가 기원이다.

새봄이 찾아올 무렵 소와 말의 방목지에 불을 놓아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애 가축에게 먹이기 좋은 풀을 얻고, 불에 탄 재는 비옥한 땅을 만드는 데 사용한 조상들의 지혜에서 유래했다.

들불축제가 열리는 애월읍 새별오름은 높이 119m, 둘레 2713m, 면적 52만2216㎡이다.이 가운데 들불이 타는 면적은 30만㎡로 축구장 42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불 관련 축제다.

한편 제주도는 이날부터 행정기관이 주관하는 도내 모든 행사를 일시 중단한다.

외부인이 참여하는 각종 회의와 설명회, 보고회, 축제, 공연, 교육, 훈련, 시험 등 명칭을 불문해 모두 연기 또는 취소할 방침이다. 도청 산하 각종 위원회 회의도 연기하거나 취소한다. 불가피하게 개최가 필요한 경우 서면회의로 대체한다.

민간단체 행사 개최 시 도‧행정시‧읍면동 청사, 체육관, 문화센터 등 공공건물 사용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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