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증상자인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1300여명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가 26일 완료된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늠할 이 검사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방역당국은 이번주를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를 막을 마지막 기회로 보고 대구지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감기와 구분이 어려운 것을 고려해 감염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대구 시민 2만8000여명과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9000여명 등 3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전수검사를 진행 중이다.

초기에 강한 전파력을 보이는 코로나19 특성상 유증상자 1300여명에 대한 검사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정부도 신천지 대교구회를 중심으로 확진환자가 속출하고 있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강립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 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자가격리 중인 신천지교회 관리 대상 9231명 중 호흡기와 발열 증상이 나타난 1300여명부터 우선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26일까지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 중 확진환자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증상자 1300여명의 검사 결과는 확산세를 멈출지, 제2의 증가세로 진입할지를 결정하는 열쇠다. 국내 코로나19 전체 확진환자 수는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수일간 28명을 유지했고, 18일까지는 하루 1명 정도만 늘었다. 그러나 19일 들어 하루에 20명이 늘어나며 환자 수는 50명을 넘어섰다.

특히 하루 확진자 수는 20일 53명, 21일 100명, 22일 229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고, 23일에는 169명으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24일에는 231명으로 역대 최고 증가세를 보였고, 25일에는 144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증가폭이 들쭉날쭉하지만 여전히 세 자릿수의 강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총 확진자 수 역시 20일 1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21일 200명, 22일 400명, 23일 600명, 24일 800명, 25일에는 900명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더욱이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지금같은 전파 속도라면 26일 확진환자 수가 1000명을 거뜬히 넘어서고, 멀지 않은 시점에 2000명선까지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유증상자 검사 결과에서 확진환자 수가 예상보다 적다면 확산세는 한풀 꺾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5일 일본을 제치고 코로나19 전세계 2위 감염국가로 올라섰다. 지난 24일까지 2위 자리를 지켰던 일본보다 감염자 수가 100명 이상 많아졌다.

일본 NHK 방송은 지방자치단체 발표를 인용해 "이날 오후 6시 기준 누적 확진환자 수가 854명"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기준 감염자 수가 977명인 한국보다 123명이나 적었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훨씬 많은 확진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신천지 대구교회, 청도대남병원, 부산 온천교회 등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아직 잡히지 않아서다. 설상가상 대형교회인 명성교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사망자도 한국은 10명에 달하며 일본의 4명을 크게 앞서고 있다.

유증상자 1300여명의 검사 결과가 부정적인 쪽으로 결론이 나면 감염자 수는 일본을 크게 앞설 것으로 예측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종교 행사, 집회 등은 자제하는 게 좋다"며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신종 감염병인 만큼 손 씻기와 외출을 자제하는 등 대국민 예방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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