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와 집단감염, 대구로 요약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전히 많은 고비가 남아있다. 정부가 호언장담한 코로나19 골든타임 1주일의 절반가량이 흘렀지만, 확산세가 주춤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일일 확진환자 수는 지난 24일 231명, 25일 144명, 26일에는 284명에 달했다. 확진환자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총 확진자 수 역시 20일 1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21일 200명, 22일 400명, 23일 600명, 24일 800명, 25일 900명, 26일에는 1200명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이는 신천지 대구교회 유증상자 1300여명의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통계에 잡힌 영향도 있지만,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환자가 나타난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대구·신천지 3만7000명 전수검사, 3월 첫째 주에 윤곽
무엇보다 대구 시민 2만8000여명과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9000여명 등 3만7000여명에 대한 전수검사 결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늠할 뇌관으로 떠올랐다.

앞서 신천지 대구교회 유증상자 1300여명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해 확진환자가 급증한 전례를 비춰볼 때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김강립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 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과 대구 지역사회 주민 중 유증상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과거 통계를 기반으로 추정할 때 총 3만7000여명"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 전수검사를 2주일 내로 끝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주말부터 검사 시약을 점검하고,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 내부적으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대로라면 3월 첫째 주에는 3만8000여명 검사 결과의 윤곽이 나온다.

예상보다 적은 확진환자가 나온다면 코로나19는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제한적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 양상이 선회할 수 있다. 하지만 대규모 확진환자가 나온다면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부산 온천교회 감염경로 오리무중…확진자 여전히 증가세
중앙방역대책본부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밝힌 부산 온천교회 확진환자 수는 23명이다. 이들 확진환자로 인해 추가 감염된 2~3차 감염자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부산 지역에서는 26일 오전 9시까지 확진환자 50명을 확인했다"며 "그중 온천교회 관련 사례가 23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온천교회 집단감염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에서도 특정할 만한 내용이 파악되지 않아 계속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온천교회와 신천지 대구교회 간의 연결고리 또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감염경로가 계속 미제로 남을 경우 코로나19 방역대책에 구멍이 생길 위험이 높다.

방역당국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산에서 발생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환자(19·남·동래구)는 온천교회 신도였다. 22일에는 온천교회 신도 가운데 추가 확진환자가 없었지만, 23일에는 수련회에 함께 참석했던 신도들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감염자가 총 8명으로 늘어났다.

23일 9명이던 확진환자 수는 이튿날 23명까지 증가했다. 현재 온천교회 확진환자 수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14일 잠복기를 고려할 때 3월까지는 산발적인 확진 사례가 한동안 계속 나올 수 있다.

◇신도 8만명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밀접접촉자 348명
등록신도 수만 8만명인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도 주목해야 할 변수 중 하나다. 경북 청도대남병원 농협 장례식장에 다녀온 명성교회 부목사와 지인인 선교사 자녀 등 2명이 지난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서다.

서울시는 명성교회 1차 밀접접촉자 348명의 명단을 확보해 구청 보건소에 통보했다. 명성교회 확진환자 2명은 현재 도봉구 한일병원과 동작구 중앙대병원으로 각각 이송돼 격리치료 중이다.

강동구는 명성교회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1차 밀접접촉자로 파악한 348명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검사 대상자의 이동 동선을 최대한 줄여 추가 전파를 막으려는 조치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제일 급한 것은 확진환자 중심으로 고위험군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대구는 신천지 참석자 전체를 조사할 계획인데 저희도 그런 가이드라인을 받아, 밀접접촉자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명성교회는 지난 25일부터 임시 폐쇄됐다. 주일예배 등 모든 예배를 중지하고 영상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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