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금부터 방역 시작합니다. 모두 나가주세요.”

28일 제주 제주시 아라1동의 제주시장애인전환서비스지원센터. A방역전문업체의 직원 2명이 소독장비를 메고 방역을 시작했다.

하얀색 방진복을 입고 마스크에 장갑까지 낀 방역업체 직원들은 센터 사무실 천장부터 소독약을 뿌렸다. 방역은 책상 아래는 물론 창가까지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 이뤄졌다.

센터 내부와 외부 방역을 마친 직원들은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장애인 24시간 긴급돌봄 주택으로 향했다. 이곳은 며칠 전까지 거주하던 장애인 보호자들이 모두 퇴실한 상태였다.

긴급 상황에서 장애인과 보호자들이 이용하는 곳인 만큼 소독 작업은 더욱 꼼꼼히 진행됐다.

방역업체 직원들은 침실과 화장실, 부엌 어느 곳도 놓치지 않기 위해 장비를 메고 분주히 돌아다녔다. 작업은 건물 내부와 계단, 엘리베이터 등까지 소독약이 살포된 후에야 마무리됐다.

해당 방역업체는 최근 관공서와 금융기관 등 곳곳에서 밀려오는 작업 문의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된 후 하루 작업량은 최대 10배 이상 늘었다.

기존에 계약된 기관에서도 일반적인 소독뿐만 아니라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까지 의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인파가 몰리는 오일장과 은행, 종교시설 등에서도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 방역업체 관계자는 “작업량이 늘면서 매일 쉴 틈 없이 무거운 장비를 들고 일하기가 쉽지는 않다”며 “작업 후엔 방진복 안에 옷이 젖을 정도이지만 도민들의 불안을 생각하면 힘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간시설까지 방역 의뢰가 급증하면서 소독 약품과 방진복 소비 속도도 빨라져 향후 필요한 물품 보충도 고민이다. A업체와 같이 대규모 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제주도내 100여 개의 방역업체 가운데 규모가 작은 곳들은 벌써 소독 약품이 떨어져 이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 지역에서 생산하는 소독 약품 물량이 부족해 주문조차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장정환 한국방역협회 제주도지회장은 “각 업체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방역 물품이 부족해 이를 구하려는 업체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제주지회 차원에서 모두 감당할 수가 없어서 협회 본회로 문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8일 오후 3시 기준 2명이다. 지난 20일 나온 첫 번째 확진자 B씨(22)와 22일 발생한 두 번째 확진자 C씨(22)는 모두 대구를 방문한 뒤 제주로 돌아와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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