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가계대출은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경제규모에 비해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체율이 높아지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김종욱)가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제주경제브리프에 따르면 제주지역 가계대출(이하 잔액 기준)은 지난해 말 현재 16조4000억원으로, 1년간 8000억원(5.2%) 증가했다.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6년(38.9%) 이후 도내 부동산경기 부진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둔화돼 전국 평균 4.9% 수준에 근접했다.

그런데 도내 경제규모인 지역총생산(2018년 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82.4%에 달해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또 마이너스 경제성장률(2018년 -0.4%)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가 하면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6406만원)도 전국 평균(5288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가계대출과 함께 기업대출도 늘고 있다. 도내 기업대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13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조4000억원(12.1%)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과 도소매업 대출이 각각 2426억원, 2137억원 늘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0.29%로, 1년전보다 각각 0.06% 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국평균(0.26%)을 웃돌고 있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산업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더욱 악화될 것으로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전망했다.

한은 제주본부는 "제주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으나 높은 가계대출 수준, 연체율 상승 속도 등을 감안할 때 금융 불안요인이 실물부문을 저해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