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전문 심리상담을 요청한 우리나라 국민이 최근 16일 동안 200여명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재발하거나 지역사회에서 확진자라는 이유로 눈총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상담 요청자, 10~70대까지 다양해…여성과 남성 6대 4 비율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한국심리학회(이하 심리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심리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9일부터 24일 오후 3시까지 16일 동안 200여건의 상담 요청이 접수됐다.

심리상담을 요청한 연령대는 20~50대가 많은 편이고 전체 연령대로 보면 10~70대까지 넓게 분포했다. 성별로는 여성과 남성이 대략 6대 4 비율로 조사되고 있다.

심리상담 주제는 우울증과 조울증 등 기존에 앓았던 정신질환이 코로나19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재발하거나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드문 경우지만 확진자로서 완치 후 지역사회에서 일종의 낙인찍기를 경험한 뒤 두려움 등을 호소한 경우도 있었다. 낙인찍기는 인간이나 그의 행위, 사건 따위 등에 부정적 꼬리표를 붙이는 행위로 레이블링(labeling)으로도 불린다.

심리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외부 활동이 위축되고 신종 감염병에 대한 불안이 커진 것 같다"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많은 것은 아니지만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경험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가장 걱정하는 지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정신질환이 재발하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무료 전문 상담 서비스 제공…당국 "전문가 도움 받아달라"
현재 심리학회는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함께 심리방역 차원의 심리상담 서비스를 지난 9일부터 제공 중이다.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여 간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로 우울감 또는 불안감 등을 호소하는 심리상담 민원이 하루에 10여건 안팎 접수되자 방대본이 심리학회와 손을 잡고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심리상담은 평일·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339 콜센터로 심리상담 민원을 받으면 심리학회 상담 전화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심리상담 무료전화 번호는 070-5067-2619 또는 070-5067-2819으로 하면 된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그 가족은 국가트라우마센터 또는 영남권트라우마센터에서 따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도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에 이어 '심리방역' 강화에 나섰다. '심리방역'은 불안과 우울, 무기력, 죄책감 등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미리 방역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심리적 안정과 일상 복귀를 돕고자 심리방역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꼭 전문가 도움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과장도 "(의료)현장에 일하는 분들을 어렵게 만드는 것들, 국민의 과도한 불안을 야기하는 거짓 정보와 (가짜)뉴스가 여전히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심리방역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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