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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갈 곳은 제주밖에 없는데…관광객 몰려 '불안'
  •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승인 2020.03.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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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절기상 춘분인 2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유채꽃밭에서 관광객들이 봄 정취를 느끼고 있다.2020.3.20/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지역과도 같다. 지난 23일 제주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0명이었다.

그러나 날이 풀리고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발길이 끊겼던 제주에 다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여전히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은 제주로의 봄여행을 떠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A씨(32·여)는 내달 3~5일 제주 여행을 떠날까 했지만 비행기 표 결제 직전에 포기했다. 최근 계속되는 '집콕'에 지쳐가는 찰나, 친구의 제주여행 후기를 듣고 용기를 내 여행을 떠나볼까 했지만 역시나 코로나19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혹시나 청정지역인 제주가 나로 인해 오염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됐다"며 "또 제주는 깨끗하다고 하지만 관광객이나 공항, 비행기에서의 감염 위험을 무시할 수 없어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나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근들어 A씨처럼 제주로의 여행을 계획하거나 실제 여행을 떠난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상황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되자 국내로 시선을 돌린 이들이 코로나19 청정지역 제주를 선택하는 것이다.

봄날씨를 보인 요 며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에는 하루에도 '제주여행', '제주도'와 관련한 게시글 수백여개가 올라왔다. 여행을 떠난 이들은 공항에서, 유채꽃밭에서, 맛집에서 나름의 인증샷을 올리며 여행을 기념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한 시민은 제주 여행 전 김포 공항에서 찍은 인증샷을 올리며 "수도권의 바이러스를 떨쳐버리고 제주로 간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기준 제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이었다. 23일 제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퇴원하면서 도내 확진자 4명이 모두 완치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제주가 코로나19 청정지역이 된 이유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의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은 코로나19 확산조짐을 보이던 지난 2월초부터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며 정부의 방역 대책에 동참했다. 여행은커녕, 집 앞에 마트 가는 것 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제주로 가는 관광객도 당연히 끊겼다. 특히나 관광지의 경우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로 인해 한때 제주행 비행기 표 값이 저가항공 기준 5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결과 제주는 경제적 타격을 입긴 했지만,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스페인 방문 후 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가 24일 오후 제주대학교병원 음압병실로 이송되고 있다. A씨는 제주지역 다섯번째 확진자로, 나머지 4명 환자는 완치 후 퇴원한 상태다.2020.3.2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그러나 24일 우려했던 일이 생겼다. 제주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모두 완치해 확진자 0명을 기록한 지 하루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이 여성은 스페인에 체류하다 지난 18일 입국해 19일 오후 제주도에 도착했다 21일 발열 증상을 보여 23일 코로나19 진담검사를 받았고 24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경기도에 거주, 제주에 지인을 만나기 위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친동생이 제주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B씨는 "전날 제주 내 확진자가 0명이 돼 이제 동생이 좀 쉬나 했는데, 이 시기에 대체 왜 (제주에 간 것인지)"라며 "동생은 또다시 긴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밖에도 전남 구례군 산수유마을로 꽃구경을 다녀온 60대 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최근 봄날씨를 맞아 나들이를 떠났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여전히 4월 5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정부가 내놓은 '국민행동 지침'에 따르면 불필요한 외출, 모임, 외식, 행사, 여행 등은 연기 혹은 취소가 권고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실제로 이번 15일 동안 신규 확진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치고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해 주길 요청한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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