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과 미국 등 해외발 입국자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코로나19 안전지대로 불리던 일부 광역시·도 권역에서 해외 유입 확진자가 발생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들 확진자들은 모두 공항 검역 당시가 아닌 이후 지역사회에서 확인된 해외 유입 감염 사례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도 최근 확산되고 있는 해외 유입 사례를 막기 위해 미국발 입국자 검역 절차를 강화하는 등 코로나19 '역유입' 차단에 힘쓰는 모습이다.

26일 정부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24일)보다 100명 늘어 총 9137명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100명의 신고 지역은 검역 과정 34명을 포함, 서울(13명), 경기(21명) 등 수도권(34명) 및 대구(14명)에 집중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선 그간 코로나19 안정세를 보이던 일부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도내 확진자 4명이 모두 완치 판정을 받아 23일까지 확진자가 0명이었던 제주도는 이날 기준 2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돼 누적 확진자 6명을 기록했다.

강원도의 경우 1명이 추가됐는데 이는 지난 18일 이후 일주일만이다. 강원도 내에서 31번째이자 인제군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다. 울산 역시 지난 19일 이후 약 일주일만에 확진자 1명이 새롭게 추가됐고, 인천 중구에서도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 확진자들은 모두 유럽·미국 등에 체류하다 이달 11~23일 사이 한국에 들어왔다. 제주도에서 발견된 확진자 2명은 함께 스페인에서 지난 19일 한국에 들어왔다. 또 인제에서 발견된 확진자는 스페인 유학생으로 지난 11일 스페인, 영국을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울산과 인천의 확진자 2명은 미국 유학생으로 지난 21일과 23일 각각 귀국했다.

이 같은 지역사회에서 확인된 해외 유입 확진 사례는 최근 해외 입국자 수가 늘어나면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25일 기준 신규 확진자 100명 가운데 해외 유입을 통한 감염 사례는 51건이다. 이 중 지역사회서 확인된 해외 유입 사례는 공항 검역 단계에서 확인된 34명을 제외한 17명에 달한다. 앞서 24일 기준 해외 유입 확진자 22명 중 지역사회 확인 사례가 2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확진자 수와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


더욱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실시간 집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누적 확진자는 6만9176명, 스페인 3만9885명 등이다. 미국은 5만3660명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확진자가 많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지에 아직 남아있는 한국인 유학생 및 출장자 역시 한국으로 돌아올 채비가 이어지고 있어 해외발 입국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역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에 정부도 유럽에 이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조치를 강화하는 등 코로나 역유입 방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오는 27일 9시부터 미국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는 내외국인 관계없이 지정된 검역 시설에 대기하면서 진단검사를 받는다. 무증상장의 경우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증상 발생 시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앞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미국발 국내 입국자 중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고려해 필요한 경우 전수 진단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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