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중에 그 병원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증상이 있었으면 선별진료소를 갔어야지…."

26일 오전 병·의원과 여러 생활편의시설이 몰려 있는 서귀포시 표선면 중심지는 지나는 사람이 거의 없이 한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에도 제주를 4박5일간 여행한 뒤 서울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19·여)가 다녀간 여파다.

제주에 입도한 지난 20일부터 코로나 관련 증상을 느꼈다고 진술한 A씨는 23일 오전 표선면의 한 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근처 약국에 들렀다.

이날 찾은 해당 의원과 약국은 문을 걸어잠궜고, A씨의 접촉자로 분류된 관계자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표선면 주민 오모씨(58)는 "리 단위 주민들도 이쪽으로 와서 병원을 다니는데 며칠 간 문을 닫아버리면 어르신들이 힘들지 않겠느냐"며 우려했다.

그는 이어 "시골 마을이다보니 병원이든 거리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은데 증상이 있었는데도 이쪽을 활보했다고 하니 화가 난다"며 "도민들이 아무리 조심해도 다 소용이 없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A씨가 4박5일 일정 중 이틀씩 나눠 묵은 도내 호텔들 역시 긴급 방역 후 휴업에 들어갔다.

이날 찾은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는 마스크를 쓴 가족단위 투숙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줄줄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A씨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묵은 리조트 건물은 A씨의 확진판정 결과가 나온 25일 밤 이미 폐쇄 조치된 후였다.

A씨가 호텔에 위치한 식당과 편의시설에 들른 터라 리조트와 별개의 건물인 호텔까지 휴업 절차에 들어간다.

해비치호텔 관계자는 "오는 31일까지 휴업을 하고 4월1일부터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라며 "24시간이 지나면 감염 위험이 없지만 고객과 직원 안전을 위해 휴업 기간을 길게 잡았다"고 밝혔다.

제주시 회천동에 위치한 한화리조트 역시 방역 작업 후 입구에 관련 안내문을 세운 채 임시휴업을 시작했다.

한편 미국에서 유학 중인 A씨는 지난 14일 미국을 출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후 20일부터 24일까지 어머니, 지인들과 함께 제주를 여행했으며 여행 직후 강남구보건소에서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와 동행한 3명도 현재 코로나19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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