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강남 모녀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인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관광객 등 도외 거주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제주를 여행한 미국 유학생 모녀 접촉자는 총 96명이라고 29일 밝혔다.

제주도는 애초 도내 거주 접촉자를 47명으로 추정했으나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우도 식당에서 식사한 2명의 경우 외지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도외 거주 접촉자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도내 거주 접촉자는 45명으로 줄고 도외 거주 접촉자는 49명에 51명으로 늘어났다.

관광지라는 특성상 모녀와 접촉한 사람들이 도민보다 관광객 등 외지인이 더 많았던 것이다.

관광객 접촉자의 경우 자가격리 통보 전에 제주를 떠나버리면 전국 각지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할 우려가 크다.

도외 거주 접촉자 51명 중 대부분이 제주를 떠난 상태이며 다행히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녀가 방문한 우도의 한 식당에서 식사한 2명은 현재까지 정확한 거주지와 신원 등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모녀가 방문한 장소 중 리조트 수영장과 뷔페 식당 등 CCTV가 설치돼 있지않은 5곳의 방문객들이 추가로 파악되면 접촉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제주 1~8번 확진자 또는 제주를 거쳐가 타 지역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대상이 된 469명 가운데 122명은 제주를 떠난 뒤에야 확인됐다.

지난 28일에는 미국 고교 유학생인 제주 8번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도외 거주민 2명이 자가격리 통보를 무시하고 항공편으로 제주를 떠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자가격리 대상자가 도외로 빠져나가려던 사건을 언급하며 "안타깝고 유감스럽지만 자가격리 통보를 무시한 개인행동은 그대로 지나칠 수는 없다"며 "앞으로도 보건당국에 협조하지 않으면 강력한 동원체계를 통해 강제격리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다시 육지로 가서 전국으로 (바이러스를) 확산하는 일이 없도록 제주공항과 항만 등 제주의 관문을 지키는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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