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였던 한 20대 유학생이 감기약를 먹고 제주까지 왔다가 결국 제주국제공항 도보 이동형 이른바 '워크 스루(Walk Through)' 선별진료소에서 걸렸다.

5일 제주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유학 중인 제주 10번 코로나19 확진자 20대 여성 A씨는 지난 3월 말부터 몸살 기운으로 종합감기약을 복용해 왔다.

이 상태에서 A씨는 지난 2일 오후 3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A씨는 항공기 탑승 전 약한 몸살 기운으로 종합감기약을 복용한 상태였다.

결국 무증상으로 인천국제공항 검역대를 무사 통과한 A씨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 김포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OZ8973편을 타고 이날 오후 7시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A씨가 타고 온 아시아나항공 OZ8973편에서 A씨와 접촉한 사람은 승객 17명이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A씨는 제주도의 특별 입도 절차에 따라 제주국제공항 워크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A씨는 이 때 자신의 증상과 감기약 복용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검사를 마친 A씨는 이날 오후 7시50분쯤 도에서 제공한 관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당시 관용차에는 제주도 특별수송절차에 따라 방호복을 착용한 운전자만 탔었다.

이후 가족과 분리된 공간에서 자가격리 중이었던 A씨는 이튿날인 3일 오후 7시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한 시간 뒤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제주도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현 시점과 감기약 복용 사실을 털어놨다.

다만 A씨는 고의성은 없었고, 영국에서 제주로 오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제주국제공항 워크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즉각적인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A씨가 자발적으로 선별진료소를 찾지 않는 이상 A씨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은 뒤늦게 파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 것이다.

제주도는 최근 해외에서 제주로 온 입도객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5·6·7·8·9번)을 받자 일찍이 지난달 24일부터 해외 방문 이력자를 대상으로 인천국제공항 수준의 특별 입도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모든 입도객으로 하여금 제주국제공항 도착 후 공항 내 워크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즉각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유증상자는 즉시 격리하되 무증상자에 대해서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3일 이내에만 검사하도록 지침을 내린 상태다.

현재까지 제주국제공항 워크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입도객은 모두 339명(내국인 267·외국인 72)으로 이 가운데 294명이 음성, 제주 10번 확진자인 A씨와 11번 확진자인 B씨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B씨의 경우 현재 무증사 감염자로 분류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A씨가 의도성을 갖고 제주까지 온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다만 A씨와 B씨 모두 제주국제공항 워크 스루 선별진료소를 통해 확인 후 관리돼 동선이 최소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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