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소나무’로 불리는 멸종위기종 산호 ‘해송’이 국내 최대 서식지 중 한 곳인 제주 서귀포 문섬 일대에서 집단 폐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녹색연합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귀포 문섬 일대 바닷속에서 법정 보호종인 ‘해송’과 ‘긴가지해송’의 집단폐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송은 문화재청이 지정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의 국가 간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해송은 일본과 대만 등에서 발견되며 국내에서는 서귀포 문섬과 범섬 일대가 최대 서식지 중 하나로 알려졌다.

서귀포시 해역 일원은 2004년 천연기념물 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으로 지정됐으며 특히 서귀포시 서귀동 산4번지 문섬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421호 문섬·범섬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녹색연합이 지난 4월과 5월 문섬 새끼섬 동쪽 수심 20~30m 지점을 확인한 결과 집단 폐사 현상이 확인됐다.

이날 녹색연합이 공개한 수중 촬영 영상 및 사진에서는 해송에 붙어 기생하는 담홍말미잘의 모습과 말라 가는 해송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녹색연합은 “담홍말미잘이 점점 서식 영역을 확장해 해송의 뿌리와 줄기, 가지 등에 달라붙어 기생하고 있었다”며 “이로 인해 해송은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앙상하게 말라 죽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녹색연합은 “해송은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이라며 “그러나 관계 행정기관은 보호종 및 보호구역 지정만 해놓고 관리에 손놓았다”고 비판했다.

또 “산호충류 연구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염분의 밀도 저하,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교란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담홍말지잘의 급격한 확산과 집단 폐사에 대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 보호를 받고 있는 모든 산호충류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제주 바다 산호충류의 현장 모니터링, 연구와 조사, 교육과 홍보 등을 총괄할 ‘산호보호센터’를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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