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등교 개학일인 3일 오전 7시40분 제주시 오현고등학교.

마스크를 쓴 채 동복과 춘추복, 하복을 섞어 입은 학생들이 하나둘 교정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모두 입학 후 이날 처음으로 등교하는 1학년 학생들이다.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걸린 입학 축하 플래카드를 따라 학내 단일 출입구인 본관으로 향했다. 등교 지도에 나선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두 발짝씩 거리두세요", "간격 유지하세요"라고 외치며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데 분주했다.

학년별 시차 등교에 따라 3학년 학생들은 일찍이 이날 오전 7시20분부터 7시50분까지 등교를 마쳤다. 다만 2학년 학생들은 이날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원격 수업을 준비했다.

제주시 동(洞)지역 평준화 일반고인 오현고의 경우 과대학교로 분류돼 제주도교육청의 '전체 학생 수 3분의 2 등교' 방침에 따라 고3은 매일 등교하되 고1·고2는 이날부터 일주일 단위로 순환 등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2학년 학생들이 사용했던 교실에 가방을 푼 1학년 학생 370여 명은 오전 8시30분이 되자 다시 운동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당초 실내인 학교 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입생 환영식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실외인 학교 운동장으로 장소가 바뀐 탓이다.

학생들은 양 팔 간격 정도로 앞·뒷사람과 거리를 두며 반별로 두 줄씩 줄을 섰고, 국기에 대한 경례 후 잔디밭에 앉아 코로나19 예방 수칙 등을 안내받았다.

오상우 교장은 신입생 환영사에서 "오현고가 여러분의 미래에 의미 있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원한다. 각자가 최선을 다할 때 우리는 더욱 빛날 것"이라며 1학년 학생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볼멘소리도 나왔다. 교문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요즘 같은 시기에 굳이 운동장에 학생들을 집합시켜 행사를 할 필요가 있느냐"며 "안 그래도 걱정스러운데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고 꼬집었다.

과대학교인 나머지 제주시 동(洞)지역 평준화 일반고 7곳(제주제일고·제주중앙여고·신성여고·제주여고·남녕고·대기고·제주사대부고)에서도 이날 고1·고2 순환 등교가 이뤄졌다.

대부분 담임교사가 진행하는 교실별 아침 조회시간을 확대 편성한 가운데 제주제일고의 경우 구글의 영상회의 서비스인 '행아웃'을 활용해 전교생이 동시에 코로나19 예방 수칙 등을 안내받았다.

이는 초·중학교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등교개학일인 8일 초5·6학년 1만2901명, 중1학년 6891명이 마저 등교하면 과대학교인 초등학교 15곳(학생 수 900명 이상)과 중학교 9곳(학생 수 700명 이상) 역시 초1‧2와 중3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별로 격주 순환 등교에 들어가게 된다.

도교육청은 22일까지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하되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지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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