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제주시 노형동 갑·더불어민주당)은 3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본격적인 대권 도전 행보에 대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현재 제주에는 현안이 엄청나게 산적해 있다"며 "실업률, 소매판매액 등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도민 생존권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동시에 잡을 수 있겠나. 한 마리 토끼를 잘 키워서 살 찌워야 토끼 주인에게도 기회가 온다"며 "제주에서 현안을 다뤄도 모자랄 판인데 이건(대권 도전 행보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적어도 70만 도민들을 편안하게 해 놓고 나서 자기 대권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상 아니겠느냐"며 "원 지사가 대권에 도전하는 걸 반대하는 게 아니다.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김 의장은 최근 도의회의 보이콧(Boycott·거부)으로 2년 만의 사상 첫 '도·도의회 상설정책협의회' 개최가 무산된 데 대해 "도의회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면서도 "다만 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을 이용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데 대해 의원들의 불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는 심리"라며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두 기관이 계속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도민들께 심리적인 안정감을 드리는 것이 정치·행정의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장 직권으로 '도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의 본회의 상정을 끝까지 보류한 데 대해서는 "이 문제는 대대적인 공무원들의 이동과 500억원에 이르는 예산 투입이 핵심"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정하지 않겠다는 게 저의 대원칙이었음에도 여전히 도는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제도화되지는 않았지만 인사권 독립을 거의 완성시켜 도의회의 역량을 강화한 점, 광역의회에서 '지속가능발전 제주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 점에는 자부심을 느낀다"며 "다만 행정사무조사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한 점과 '도 보전지역 관리 조례 개정안'이 제2공항 프레임에 갇혀 부결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돌아봤다.

김 의장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음 행보를 묻는 질문에 "10년 동안 의원으로서, 2년 동안 의장으로서 열심히 했다"며 "도민들께서 길을 열어주신다면 저는 그 길을 갈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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