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주지역 해수욕장 11곳이 일제 개장해 물놀이객을 받는다. 이에 제주도는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방역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들고 있다.

공식 개장에 앞서 제주 해수욕장에는 이미 이른 피서를 즐기기 위한 물놀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마스크 착용 및 거리두기 등을 실천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개장 사흘 전인 지난 28일 오후 제주시 함덕 해수욕장.

해변에는 그늘막 텐트와 돗자리가 즐비했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피서객 몇몇은 마스크를 썼지만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바로 옆에 걸려있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유지를 권고하는 현수막은 무용지물이었다.

이날 오후 서귀포시 중문 해수욕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서핑 명소로 알려진 이곳에서 서퍼들이 패들보드를 타고 실력을 뽐내고 있었지만 거리두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특히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화장실 건물 앞 수돗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북적였다.

불과 길이 3m도 되지 않는 공간이었지만 바닷물에 발을 담근 관광객부터 물놀이를 즐긴 어린아이까지 1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모래를 털고 발을 닦았다.

제주지역 해수욕장에는 매년 여름철이면 약 200만명의 이용객이 찾는다. 지난해에는 189만7000명, 2018년 244만1000명, 2017년 278만2000명이 방문했다.

이는 공식 해수욕장이 아닌 연안해역 물놀이지역 18곳 이용객은 제외한 수치다.

올해 역시 적지 않은 물놀이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주도는 '코로나19 예방 해수욕장 운영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야간개장을 하지 않고 파라솔은 2m 이상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가 하면 이용객 방명록을 작성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제주도의 오전 10시~오후 7시 해수욕장 운영 방침에도 불구하고 제주시는 협재, 이호, 삼양, 함덕 등 4곳의 운영시간 연장을 결정했다.

지역주민과 상인들의 요구에 따라 7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 개장 마감시간을 1시간 연장해 오후 8시로 늦추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야간개장 마감시간인 오후 9시보다 1시간 줄인 것에 불과해 사실상 야간개장을 허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수욕장 이용객 관리방안 역시 일부 시설 이용객에 한정돼 있어 전체적인 방역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공공 샤워실 및 탈의실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과 튜브 등 물놀이시설을 이용하는 물놀이객에게 이용시간과 이름, 연락처 등 연락처를 적도록 하고 입구에서는 발열 검사도 진행한다.

다만 사설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협조를 구했으나 인적사항 기재 및 발열 검사 등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또 지정 해수욕장이 아닌 월정, 세화, 쇠소깍, 황우지 등 연안해역 물놀이지역은 방역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고열 등 코로나 유증상자에 대해서는 보건소로 이송하기 전에 격리할 대기 장소를 마련할 것"이라며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이용객이 기재한 인적사항을 통해 접촉자를 분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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