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의 정규직 전환 추진이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히며 진통을 낳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자회사가 수년째 제주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다른 지역으로 보낼 수 있다는 근로 조건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공공연대노조 제주공항지회는 2일 제주국제공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를 설립하자마자 말을 바꾸고 ‘채용공항 지속근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공항공사가 설립한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는 기존에 용역회사 소속으로 근무하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며 ‘10개 공항 순환근무’ 근로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이번에 자회사로 소속이 바뀐 직원들은 미화, 주차, 카트 관리, 시설관리, 탑승교 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이 중 공공연대노조 소속은 총 1000여 명(제주 500여 명)이다.

이들은 길게는 10년 이상 제주공항에서 일하던 직원들로 현재 근무지역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자회사 전환을 추진하며 직원들을 상대로 가진 설명회에서도 ‘직접 고용 시에는 전국 공항에서 순환 근무해야 하지만 자회사 소속이 될 경우 채용공항에서 지속 근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공사가 만든 자회사 전환 홍보물에도 담긴 내용이다.

그러나 자회사는 현재의 근무지역 및 업무를 명시하지 않고 10개 공항 순환근무가 가능하다는 조건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제주공항지회는 “수년간 삶터와 일터가 모두 제주였던 노동자들에게 대구나 김해 등으로 전직을 하라는 것은 사실상 해고통보나 다름없다”며 “그런데도 회사 측은 6월26일까지 ‘순환근무’ 독소조항을 넣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규직 전환 취지는 처우개선과 고용불안 해소이지만 오히려 환경미화, 탑승교 직원 일부는 임금이 삭감됐다”며 “근무지와 임금삭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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