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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테슬라 주가의 정체
김수종 뉴스1 고문 © News1
테슬라 자동차 CEO 일론 머스크는 2020년 지구촌 최고의 뉴스메이커일 듯싶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젯거리다.

지난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다. 그날 흑인 랩가수 카니예 웨스트가 트위터를 통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자, 머스크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화답해서 미국 사회에 뉴스 토픽을 제공했다. 6일에는 머스크가 테슬라를 상징하는 빨간색 의류 아이템 쇼트쇼츠를 한정판으로 내놓았다는 트위터 문자를 날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머스크가 연관된 뉴스의 절정은 6일 월스트리트를 경악하게 한 테슬라자동차의 주가폭등이다. 전 거래일보다 무려 13% 오른 테슬라 주가를 놓고 세계 주식시장은 흥분에 빠졌다. 전기자동차 ‘모델3’의 판매실적이 일으킨 소동이다.

엊그제 마포 동네 골목길을 지나다가 눈에 익숙지 않은 자동차가 휙 지나가기에 자세히 보니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3’이었다. 작년에 한국에 상륙한 모델3은 서울 거리에서는 물론이고 저 멀리 제주도에서도 볼 수 있는 자동차다.

작년 하반기 한국에 상륙한 테슬라의 모델3은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시장에서 6839대의 판매를 기록했다고 한다.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인 ‘코나'의 지난해 상반기 판매 대수가 7997대였는데 올해는 4139대로 48.2%나 줄었다. 테슬라 모델3이 코나보다 거의 3000대 많이 팔렸다니 현대나 기아 등 국내 전기차 메이커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을 게 분명하다.

한국의 자동차 소비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얼어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모델3이 국내시장을 석권하는 현상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한국의 고소득 젊은 층이 친환경 자율주행 개념의 테슬라 디자인에 끌려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테슬라 모델3의 세계시장 석권의 징후는 이미 작년 유럽에서 나타났다. 작년 말 유럽 판매량이 9만3000대에 이르렀다.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이 작년 말부터 초긴장 모드로 바뀌었다고 한다. 예상을 뛰어넘은 모델3의 유럽 판매실적에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베를린 근교에 세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뉴욕증권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1371달러로 마감했다. 꼭 1년 전보다 500% 올랐다. 월가의 전문가들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주가가 과대평가 됐다고 경고해도 테슬라 주가의 고공행진은 그칠 줄 몰랐다. 월스트리트의 한 투자회사 전문가의 논평이 테슬라 주가의 정체를 잘 말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전통적인 방법에 의한 테슬라 주식평가는 의미가 없다. 테슬라는 전통적인 회사가 아니다."

테슬라의 주가총액이 2500억 달러를 넘었다. 연간 판매량이 50만대도 안 되는 자동차 회사가 지난 50년간 세계자동차 시장을 지배했던 포드 GM 폭스바겐 도요타 등 쟁쟁한 자동차메이커의 주가 총액을 하나하나 앞질러 ‘실리콘밸리 자동차시대’를 열어 놓았다.

테슬라 주가폭등이 일으키는 야단법석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테슬라 주가의 정체는 모델3이 아니라 일론 머스크의 세계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남아프리카의 야생을 배경으로 자란 일론 머스크는 화성식민지를 꿈꾸며 소년기를 보냈고,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만들면서도 그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테슬라에 손대기 전에 '스페이스X'를 2003년 창업하여 우주항공분야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공상과학소설에서처럼 하늘에서 인류의 길을 찾았다. 테슬라도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생겨난 기업이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화석연료가 아니라 태양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상한 것이다. 그런 생각의 바탕에서 생겨난 것이 ‘테슬라’이고 ‘솔라시티’이다. 그는 19세기에 발명되었으나 석유 붐에 의해 잠들었던 전기자동차를 21세기에 잠에서 깨어나게 한 것이 테슬라이고, 테슬라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전기에너지의 공급처로 솔라시티(SolarCity)를 창업했다. 스페이스X, 테슬라, 솔라시티는 일론 머스크가 구상하는 미래 기업, 즉 지구와 하늘을 연결하는 산업생태계다.

머스크는 우주선 중고품 재활용 아이디어를 창안해 실현했고, 지난봄 스페이스X는 민간기업 최초로 NASA(미항공우주국) 우주인 2명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무사히 보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는 기후변화 등 지구의 건강 문제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요구하고 있어서 일론 머스크의 비전은 더욱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그래서 2020년이 일론 머스크에게 잘 들어맞는 한해가 되는 것 같다. 테슬라 주가의 실체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일론 머스크에게 붙여진 별명은 ‘우주의 카우보이’다. 카우보이는 서부개척의 선봉이었다. 그들에게 성공은 보장할 수 없었고 위험은 밤낮없이 달려들었다. 일론 머스크의 도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지만 불확실한 인류문명의 미래에 작지 않은 희망이 되는 것 같다. <뉴스1 고문>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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