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국내·외 온라인 여행사를 두고 제주 관광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해 표준화된 계약이나 제도 등을 도입해야 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세계적·시대적 흐름을 외면할 수 없다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주관광학회는 8일 제주웰컴센터 대회의실에서 '국내·외 온라인 여행사의 제주 시장 진출에 따른 대응 전략'을 주제로 '2020 제2회 제주관광학회 관광정책포럼'를 개최했다.

발제에 나선 김영진 전 제주도관광협회장은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한 달간 도내 숙박업체 4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내 숙박업체 예약자의 72.1%가 국내·외 온라인 여행사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여행사의 평균 수수료율이 국외 16.5%, 국내 13.9%로 집계됐으나 응답자의 71.1%는 이 같은 수수료율이 불합리하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여행사 관련 제도 개선 사항으로는 Δ국내 적용 온라인 여행사 표준 약관 제정 Δ도내 전문 온라인 여행사 육성 Δ국내 온라인 여행사 주체 간 협력 네크워크 구축 순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현재 제주도가 지원하고 제주도관광협회가 운영 중인 제주여행 온라인 마켓인 '탐나오'를 보다 적극 육성해야 한다"며 "거래·계약방식을 체계화하고 업계의 피해를 구제하는 데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이예승 제주도관광협회 휴양리조트업분과 위원장은 "온라인 여행사의 최저가 보상제 등 불합리한 정책으로 인해 30%가 넘는 수수료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숙박업계의 부담이 점점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공감했다.

다만 그는 "결국 도내 관광업체에는 가격 경쟁보다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 만족을 높이는 기본에 충실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동일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우리가 고민하는 과도한 수수료가 아닌 가성비가 중요하다"며 "쉽지 않겠지만 기존 온라인 여행사에서 해소하기 어려운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업은 조정할 수 없어도 시장은 조정할 수 있다"며 "공급과잉 상태인 제주 관광 시장을 관리해야 한다. 무등록·무허가 숙박업소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정순 제주도 관광산업팀장은 "빅데이터, AI와의 결합을 통해 도내 업체들이 시장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무허가, 무등록 숙박업체에 대한 단속과 계도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답했다.

'탐나오'를 운영 중인 김철휘 제주도관광협회 이커머스사업단 단장도 "탐나오는 카드 수수료를 포함한 5%의 수수료율로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출발했다"며 "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무신사, 스타일쉐어, 지그재그 등의 버티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성화 제주관광학회 회장은 "온라인 여행사로 유출되는 수수료에 대한 실증 조사를 통해 그 규모를 확인하고, 그 부분이 제주에 재투자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모색해야 한다"며 도내 대학과 기업, 관광업계 중심의 TF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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