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오가는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월 대구와 경북에서 큰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5~6월 수도권이 유행을 주도하다가 7월 들어 다시 비수도권 위주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현재 유행 무게추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완전히 옮겨간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유행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애를 먹는 이유이기도 하다.

◇6월10일 수도권 40명·비수도권 3명→7월9일 수도권 7명·비수도권 21명

코로나19 확산세는 불과 한 달 사이에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겨갔다. 지난 6월 10일 신규 확진자 수는 50명이다 그중 해외유입을 뺀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43명이다. 그중 수도권 40명, 비수도권은 경남 2명을 포함해 3명에 그쳤다. 당시는 다단계 판매업체 리치웨이를 거쳐 경기와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던 시기였다.

이튿날인 11일에는 지역발생 40명 전원이 수도권에서 신고됐다. 이후 6월 17일까지 수도권은 많게는 40명대 적게는 10명대를 유지한 반면 비수도권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그런던 중 18일 비수도권에서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전 다단계 방문판매 관련 확산세가 커지면서 3차 감염자들이 나왔고, 충남권으로도 뻗어간 영향이 컸다.

이후 3일 만인 21일에도 비수도권 확진자 수가 16명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대전에서만 10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진 탓이다. 이후 비수도권 확진자 수는 10명 안팎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여전히 수도권 확진자 수가 더 많았다.

6월 30일과 7월 1일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신규 확진자 수가 각각 13명과 9명, 20명과 16명으로 비등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7월 1일에는 광주광역에서만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광륵사에서 광주 34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방문판매 업체로 불똥이 튀면서 확산세가 커졌다.

이후 2일에는 수도권에 18명에 그친 반면 비수도권은 26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광주에서 신규 확진자가 22명이 쏟아졌다. 7월 5일에도 비수도권이 25명으로 수도권 18명에 비해 7명이나 많았다. 9일 역시 비수도권이 21명으로 수도권 7명보다 3배로 많았다.

한 달 전만 해도 많아야 1~2명에 그쳤던 비수도권 확진자 수가 수도권을 뛰어넘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의 중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최근 1주일 동안 광주와 대전에서 신규 확진자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한 달 전체 확진자 규모는 수도권이 여전히 많지만, 이를 최근 1주일로 좁히면 비수도권에서 유행 속도가 훨씬 빨라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광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고려 중이다. 인근 지역인 전라남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 중이다. 지금은 비수도권에서 신규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 또 다른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현재 유행 흐름은 뒤바뀔 수 있다.

◇돌고 돌아 수도권 방역으로 결판…사각지대 소규모 모임 예의주시
코로나19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오가며 종잡을 수 없는 유행 패턴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수도권 방역에서 결판이 날 것이라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구 약 2500만명이 몰려있는 수도권은 방역 측면에서 비수도권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이 몰린 수도권에서 코로나19를 얼마나 억제하느냐에 방역 성패가 달렸다"며 "지금은 다소 유행 속도가 느려졌지만, 2차 대유행을 고려하면 수도권 방역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땅한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속도를 억제하는 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것뿐"이라며 "전국적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것만이 2차 대유행에 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9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1만3298명의 지역은 대구 6926명, 경북 1394명, 서울 1393명, 경기 1323명, 인천 358명, 충남 180명, 부산 156명, 경남 142명, 대전 149명, 광주 144명, 강원 67명, 충북 66명, 울산 55명, 세종 50명, 전북 33명, 전남 29명, 제주 20명 순이다. 이외 검역과정 누적 확진자는 809명을 기록했다. 대규모 유행이 발생한 대구와 경북을 제외하면 여전히 수도권에 확진자가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광주와 대전 등 일부 비수도권 지역도 누적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광주는 6월 10일 누적 32명에서 7월 9일에는 144명으로 4.5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전도 46명에서 149명으로 3.2배로 늘었다.

지난달부터 다단계 판매업체, 개신교 교회 소모임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오는 10일 오후 6시부터 교회의 정규 예배 외 소모임·식사 모임 등 기타 행사를 금지할 계획이다.

해당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책임자나 이용자에게 3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고, 집합금지 조치로 교회 운영이 일시 중단될 수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를 보다 폭넓게 적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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