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중국 양쯔강 유역 대홍수로 인한 저염분수의 제주 연안 유입에 대비,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제주도는 31일 오전 도청 백록홀에서 최승현 행정부지사 주재로 '중국 양쯔강 대홍수 대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자체 대응 매뉴얼 점검 등을 진행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중국 남부지역의 폭우로 양쯔강의 물 유출량이 지난 12일 초당 8만3200톤까지 늘었고, 최근(26일)에는 7만1000톤 수준으로 분석된다.

양쯔강의 평년 유출량은 초당 4만4000톤이다.

이처럼 양쯔강 물 유출량이 평년보다 늘어면서 제주 연안으로 대량의 저염분수가 유입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저염분수'는 염분농도가 30psu 이하의 바닷물을 말한다.

1996년 제주 연안에 19~25psu의 저염분수가 유입돼 대정 등 서부지역 어장에서 소라·전복 등 약 184t이 폐사, 59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지방기상청 자문 등을 통해 중국 현지의 기상 상황을 확인하며 저염분수 유입 및 해양쓰레기 발생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제주도는 기존 모니터링 체계에 더해 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연계하는 전담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국립수산과학원·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와 협업을 통해 동중국해 저염분수 이동상황을 예찰하고, 수협 및 어촌계 등에 통보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경보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또 수온과 염분농도에 따라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단계별 행동요령을 재정비해 강화하고, 유사시에는 금어기 해제 또는 수산생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 조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날 회의에서는 해양쓰레기 제주 유입, 양쯔강 하류의 원전 사고 발생 우려 등에 관한 대책도 논의됐다.

특히 양쯔강 하류 원전 침수 등 최악의 상황 시에는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정부부처와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위기경보 수준별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원희룡 지사는 중국발 저염수 유입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양쯔강 하류 대홍수는 해양환경 악화와 어민 피해, 최악의 경우 방사성 물질의 유입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문제"라며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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