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제주의 하늘길과 바닷길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다만 태풍의 세력이 약한 탓에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현재 태풍 장미는 중심기압 998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19m(시속 68㎞)의 약한 소형 태풍으로 서귀포 동남동쪽 약 135㎞ 부근 해상에서 시속 44㎞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당초 태풍 장미는 이날 오전 10시쯤 제주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속도가 다소 더뎌지면서 이날 오전 11시쯤 서귀포 남동쪽 약 11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해 제주를 통과하고 있다.

일찍이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제주도 전 육·해상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한라산 7개 등산로는 즉시 전면 통제됐다.

제주를 오가는 뱃길 역시 완전히 끊겼다.

선박안전기술공단 제주지부 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목포에서 출발할 예정이었던 산타루치노호부터 이날 오후 7시 부산에서 출발할 예정인 뉴스타호까지 모든 제주기점 여객선이 해상 기상 악화로 결항됐다.

항공기 운항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결항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현재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국내선 30편(출발 15·도착 15)이 결항됐다.

기상청은 강풍으로 인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항공기 이용객들에게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현재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제주도 산지와 동부에는 시간당 10~2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지점별 일 강수량은 성산수산(동부) 59.0㎜, 삼각봉(산지) 57.0㎜로 적지만, 일 최대 60분 강수량은 성산수산 27.5㎜, 태풍센터(남부) 21.0㎜, 삼각봉 15.5㎜ 등으로 빗발이 굵은 상태다.

바람도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 초속 15~25m로 매우 강하게 불고 있다.

다만 제주도 북·서부의 경우 지형적인 영향으로 약한 비바람만 불고 있을 뿐 비교적 양호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태풍 관련 피해 신고도 아직까지는 없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일찍이 태풍 예비특보가 발표된 전날 오후 6시부터 비상 2단계를 가동해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지방경찰청,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 해병대 9여단 등 재난관리책임기관과 함께 24시간 상황근무체계에 들어갔다.

현재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자율방재단 등 민간 단체와 함께 재해위험지구와 해안가·급경사지·절개지 등 재해취약지구를 대상으로 사전 예찰을 벌이고 있고, 행정시(제주시·서귀포시)와도 수방자재 점검과 시설물 결박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상황점검회의에서 "제주는 이미 50일이 넘는 역사상 최장의 장마를 겪었다"며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긴밀한 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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