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남한 최고봉 한라산국립공원을 등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방역당국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경기도 성남시 377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한라산국립공원 대피소들이 당분간 폐쇄된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진달래밭, 삼각봉, 윗세오름, 평궤, 속밭 등 5개 대피소를 10월4일까지 폐쇄한다고 15일 밝혔다.

또 화장실 등 주요 시설물 방역을 하루 1회에서 2회로 늘린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등반객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으나 강제성은 없다.

지난 5일 성남 377번 확진자가 이용한 성판악 코스에는 당시 탐방객 816명이 등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 확진자는 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라산에 머물었다.

국립공원측은 성판악 코스 등반객의 90% 이상이 정상까지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라산에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10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려 백록담이 만수가 돼 등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성남 확진자와 접촉한 11명(타 시·도 이관 3명 포함)은 모두 격리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식당 등 실내시설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라산 같은 탁트인 야외에서도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등반 과정과 달리는 한라산 정상에서는 등반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감염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한라산국립공원은 올해 초 잠깐 도입했다가 잠정 중단한 한라산 예약 탐방제를 다시 꺼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주도는 올해 2월부터 정상 등반인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코스에 한해 사전에 예약해야 오를 수 있는 탐방예약제를 도입했으나 10여일만에 잠정 중단했다.

하루 탐방인원을 성판악 1000명, 관음사 500명으로 제한하려고 했으나 코로나 사태로 위축된 관광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예약제를 유보했다.

그러나 경제살리기만큼이나 방역이 중시되면서 한라산 등반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배종면 제주감염병지원단장은 "야외가 실내보다 덜하기는 해도 등산을 하면 숨이 가쁘고 마스크를 잘 쓰지도 않게 돼 감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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