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에 사는 A씨(62)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에 사는 형님으로부터 이번 명절에는 내려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매년 참석했던 벌초에도 빠졌던 A씨는 “명절마다 고향에 내려가 인사를 드리는 게 보람이었는데 이번엔 친척들이 반가워하지도 않을 것 같다”며 “항공편은 미리 예약해놓아서 취소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 뿐만 아니라 제주도가 고향인 재외도민들은 이번 추석 연휴 귀성길을 망설이고 있다.

이에 항공편 예약률은 평년과 달리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 예약률은 80%를 밑돌고 있다.

귀성객과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연휴 첫날인 9월30일의 경우 제주 도착 항공편 예약률은 60~70%대에 머물고 있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김포~제주 노선 예약률은 60%대를 기록하고 있다.

연휴 마지막날 제주를 떠나는 항공편 예약률은 더 낮아 60% 초반까지 나타나고 있다.

예년이라면 추석 2주 전 항공편 예약률은 80%까지 오르며 각 항공사에서 증편 계획을 내놓았겠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특히 정부도 귀성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면서 항공편 취소를 문의하는 이용객도 늘고 있다.

다만 항공업계는 추석 전까지 시일이 남은 만큼 예약률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평년보다 늦은 편이긴 하지만 추석 연휴 항공편 예약률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연휴 첫날과 마지막 날 일부 항공편은 90% 수준까지 찰 수 있을 듯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 역시 “지금으로선 추석 연휴 예약률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사회적으로 귀성길을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보니 이용객들도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8월 말부터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제주를 찾는 입도객 수는 급감했다.

9월1일부터 14일까지 제주 입도객 수는 28만589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만672명 대비 42.9% 급감했다.

두 번의 태풍으로 제주 길목이 막혔던 6~8월 여름철 입도객 감소율이 지난해 대비 20~33.9%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큰 것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다시 완화되고 추석 연휴가 맞물리면서 제주를 찾는 귀성객 및 관광객이 급증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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