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의 최일선에 선 의료진이 닷새 간의 추석 연휴 기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극심한 피로누적 속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연휴도 잊고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각 지자체와 방역·보건 당국은 인구 대이동에 따라 재확산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제주·부산·강원 등 연휴기간 행락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자체는 비상이 걸렸다.

추석 연휴 동안 30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는 지난 26일부터 10월4일까지 8일간을 '특별방역 집중관리기간'으로 선포하고 고강도 방역대책을 시행 중이다.

제주도는 공·항만 입도객 전원을 대상으로 발열검사를 진행한다. 37.5도 이상 발열증상자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고, 결과가 나올때까지 숙소에 의무적으로 자가격리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강력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아울러 제주도는 추석 연휴 보건의료 종합대책상황실을 열고 현재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도내 6개 응급의료기관은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응급 병·의원과 약국도 지정해 운영 중이다.

전국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제주와 마찬가지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 검사·치료를 맡은 상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에게는 연휴는 '남의 일'이라고 한다.

경기 의정부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김모씨(36)는 "음압병동 간호사들은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매일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연휴라는 인식보다 하루하루 버텨내는데 급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떨어져 보내는 연휴에 대한 아쉬움 보다는 연휴 이후 확진자가 폭증할까 더 두렵다고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방역·치료의 최일선에 선 의료진은 늘 감염 위험성에 노출돼있다. 서울의료원 격리병동 간호사 확진 사례가 방증하듯 늘 불안감을 안고 근무에 임한다. 행여나 가족이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음압병동 근무 의료진 중에는 몇 달째 가족과 생이별을 한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근무환경도 녹록지 않다. 공기유입과 열 전달을 제한하는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면 통상 2시간을 한계치로 본다. 하지만 반년 넘는 코로나19 비상 속 고강도 근무를 지속해온 의료진들은 이미 이같은 한계를 넘어섰다.

박미연 명지병원 코로나병동 간호팀장은 JTBC와 인터뷰에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습관이 돼서요. 처음 할 때는 너무 힘들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관련 업무가 증가하면서 직접적으로 코로나19 치료에 투입되지 않는 다른 직종의 의료진 역시 고강도 근무에 시달린다. 특수직종에 속한 이들 의료진은 공휴일이나 연휴에 근무해도 추가 수당조차 없다. 사명감만이 이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인 셈이다.

서울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A씨(32)는 "코로나 전담병원이 아니지만 연휴라고 딱히 다른 점은 없다"며 "평소의 근무강도와 엇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명절을 기점으로 퇴원 준비하는 사람이 많고, 명절에는 술이나 음식 관련 질환과 교통사고 환자가 주를 이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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