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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재생에너지의 덫]㊤ 남아도는 전력…풍력발전 툭하면 멈췄다
  •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승인 2020.10.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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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30년까지 제주도내 전력사용량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인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정책이 최근 난관에 봉착했다. 도내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남아도는 데다 잉여 전력을 처리하지 못해 멀쩡한 발전시설을 멈춰 세우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태양광과 풍력 등 발전설비를 세우려는 프로젝트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해양생태계 파괴와 자연경관 훼손 등에 대한 논란도 불거진 상태다. 뉴스1이 덫에 빠진 제주도 신재생에너지의 현주소를 3차례에 걸쳐 진단해 본다.
 

제주에너지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제주 동복풍력발전단지© News1

도내 전력수요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인 제주도가 복병을 만났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로 인해 발전량이 급증하면서 발전기를 강제로 멈춰 세워야 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가장 많은 전력이 생산될 것으로 보이는 '날씨가 맑고 바람이 부는 날' 되레 제주지역 풍력발전기가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제주도내 풍력발전단지에 대해 '출력제어'(셧다운) 명령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은 공급이 모자라도 문제지만 넘쳐나도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에 풍력·태양광 발전기에서 전력공급이 급격하게 늘면 제주지역 다른 발전기의 출력을 최소로 낮춰도 제주 전력계통 과부하로 인해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가 발생할 우려가 있자 한국전력거래소가 풍력발전기 운전을 중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력거래소와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내 풍력발전 출력제어 명령 횟수는 2016년 6회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6회로 3년새 8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수준에 육박하는 44회다. 4일에 한 번은 풍력발전기가 강제로 멈춰섰다.

정상적으로 가동됐더라면 13.4GWh의 전력을 더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4인 가족 기준 3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전력거래소 제주본부 관계자가 제주지역 전력공급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재생에너지 접속용량 이미 포화과잉 공급된 전력은 이를 저장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거나 육지로 보내 사용케 하면 된다. 하지만 이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제주 풍력발전단지에 대해 출력제어 명령을 내릴수 밖에 없는데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규모 증가 속도를 제주 전력계통 접속용량 확대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데 이유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2년 '탄소없는 섬 제주' 비전을 선언한 뒤 2013년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CFI 2030) 정책을 추진하면서 급격하게 늘었다.

'제주지역 전력수요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CFI 2030의 4대 정책과제 중 하나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4085㎿ 규모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또 2025년까지 1865㎿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중 태양광이 865㎿, 풍력이 992㎿(육상 207㎿, 해상 785㎿)다.

제주도가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제주지역 신재생발전설비 용량은 지난해 말 기준 521.7㎿다. 그중 태양광이 245㎿, 풍력이 269㎿(육상 239㎿, 해상 3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제주도내 발전소 3곳(제주화력발전소·남제주화력발전소·한림복합발전소)의 설비용량 955㎿의 54.6% 수준에 달한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의 전력계통 접속용량(최대운전가능능량)은 498㎿다. 제주지역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규모가 이미 최대운전가능량을 초과한 상태다.

제주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를 타 지역으로 송출(역송)이 가능하는 제3해저 연계선이 완공(2024년) 이전까지는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최대운전가능량은 59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거래소는 제주 풍력발전단지에 내려지는 출력제어 명령횟수가 올해 130회 이상, 내년에는 200회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이같은 문제를 해소할 대책이 마땅하지 않다.

제주도는 전력을 저장했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안전성 논란으로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2017~2019년 전국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에서 25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턱없이 부족한 에너지저장장치의 용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지형' 개발도 고민했지만 정부 규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내 에너지 전문가는 "제주지역 풍력발전단지 출력제어 문제는 수년전부터 예견된 사태"라며 "전력 저장과 송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 개발이 무분별하게 이뤄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금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의 문제는 전국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계통한계용량 확대와 다양한 기술적.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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