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둘러싸고 '지지율 1%'의 한계를 직시해 제주도정에 전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은 16일 성명을 내고 "미리 예상은 했지만 중앙언론을 통해 원 지사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며 관련 입장을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정치적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대다수 제주도민들은 원 지사가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중앙정치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도민만 바라보고 도정에만 전념하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해 결국 도민들의 선택을 받았음을 기억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공무원노조는 "지역경제가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매듭을 풀어야 할 지역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원 지사가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중앙정치에 목을 매고 있어 지역사회 뿐 아니라 공직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했다.

공무원노조는 또 "그동안 우리는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제주도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자신의 대권행보에 제주도청 조직과 인사권을 수단화하고 있는 원 지사를 꾸준히 비판해 오기도 했다"고도 했다.

공무원노조는 "제주도민에게도 절대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 원 지사는 지지율의 한계를 직시하고 진정성 있게 제주도민에게 인정받고, 제주도민을 설득하려는 겸허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이를 못하다면 당당하게 사퇴해 중앙정치에 올인하라"고 촉구했다.

실제 이날 오전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원 지사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지만 1%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공동 명의의 성명을 내고 원 지사가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서울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데 대해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수감기관 대표인 원 지사가 일언반구 없이 서울로 출장을 가더니 대선 출마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만 외치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무책임 행정이자 코로나19로 심각해진 제주경제와 지역현안은 안중에도 없음이 다시 확인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주도민도 더이상 원 지사에게 제주로 돌아와 지역현안을 살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사치임을 알고 있다"며 "이에 원 지사의 연이은 부적절한 처신에 다시 한 번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 지사는 전날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서 "우리 팀의 대표 선수로 나가고 싶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대권 도전 시간표와 관련해 "현재 제주에서는 코로나19 등 여러 현안이 중앙정치로 옮겨오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나 자신을 신상품으로 세우는 단계다. 내년 4월까지는 그렇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포포럼은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 주도로 꾸려진 보수진영 전·현직 의원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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