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유충이 발견된 강정정수장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타 정수장의 여유 수량을 활용, 서귀포시 동지역 주택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접수된 수돗물에서 유충이 보인다는 민원은 76건으로, 이 가운데 실제 유충이 확인된 사례는 모두 57건이다. 4건은 조사중에 있다.

제주도는 지난 18일 수돗물 유충 발생이 확인된 후 이와 관련된 민원이 잇따르자 타 정수장의 여유수량을 활용해 강정정수장 공급 물량을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강정정수장는 서귀포시 대천동, 중문동, 중앙동, 정방동, 송산동, 천지동, 효돈동, 동홍동, 대륜동 등 9개 동지역 2만4000세대(6만1000명)에 하루 2만1000톤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제주도는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합동으로 타 정수장 여유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동부급수지역(남원 등)과 서부급수지역(회수 등), 어승생 저수지 관로 등을 점검하고 시험 통수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27일부터 수돗물 유충 발생에 따른 도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원인규명,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민‧관 합동 역학조사반을 구성하고 본격 운영한다.

역학조사반은 유충의 발생 원인과 서식지, 먹이원 등을 파악해 수돗물 유충 유입을 방지할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운영 기간은 대책 마련 전까지다.

현공언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제주 수돗물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정수장별 여유물량 등을 활용해 강정정수장 계통 수계전환을 통해 서귀포시 동지역에 안전한 수돗물을 조기 공급하고, 역학조사반 운영을 통해 유충 제거 대책을 수립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서귀포 지역에서 발견된 유충은 용천수를 수원으로 사용하는 강정정수장에 올해 태풍 등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평소에 물이 흐르지 않은 인근 '건천'에서 물이 범람해 하천에서 서식하는 유충이 정수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 조사결과 강정정수장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정수장에서는 유충이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현미경 분석 결과 제주에서 발견된 유충을 깔따구류 유충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정확한 종류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밝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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