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전국 최하위 수준의 기금운용 성과분석 결과를 통보받았음에도 이를 인지조차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민숙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은 24일 제389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행정자치위 제2차 회의에서 제주도가 제출한 '2021년도 제주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심사하며 이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제주도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19회계연도 지방자치단체 기금운용 성과분석' 결과 71.1점으로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16위를 기록했다.

주요 지적사항을 보면 제주의 경우 기금 수입 총액 3844억 가운데 848억원이 타 회계 전입금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22.1%의 타 회계 의존율을 보였다.

타 회계 의존율이 95% 이상인 전국 기금 14개 중에서도 제주의 경우 농축산물소득보전기금(99.17%), 남북교류협력기금(97.37%), 지하수보전관리기금(97.12%), 중소기업육성기금(96.30%) 등 4개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제주는 기한이 도래한 채권액 6억원 중 3억원의 미수채권이 발생하면서 51.6%의 미회수율을 보였다. 비교적 적은 금액이지만 비율만 보면 세종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 밖에도 제주는 기금운용 성과분석 보고서에 전년도 개선 권고사항 조치계획을 명시하지 않으면서 감점을 받기도 했다.

제주도는 지난 5일 행안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았음에도 이날까지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제주도의회에 해당 결과를 제출하라는 행안부 권고도 지키지 못했다.

현대성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강 부위원장의 질문에 "아직 파악을 못했다"며 "살펴보고 개선해 좋은 결과가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안우진 제주도 예산담당관도 "지적받은 사항에 대해서 별도로 개선방안을 마련해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 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강 부위원장은 "사실상 꼴찌다. 이 정도 수준이면 기금 운용이 형편 없다는 것 아니냐.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실망스럽다"며 "조속히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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