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9만 수험생이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다. 이 날 수험생들은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지난 1994년 이래 처음으로 마스크를 쓴 채 시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정부는 한꺼번에 많은 학생들이 밀집환경을 조성하는 만큼 수능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날 확진 수험생 35명과 자가격리 수험생 404명도 일반 수험생과 다른 공간에서 시험을 치른다. 확진자 35명은 전국 거점병원과 생활치료센터로 고사장을 배정했다. 당초 37명이었지만 2명이 시험 응시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격리자도 원래 430명이지만 26명이 수능을 치르지 않아 404명이 별도 시험장에서 수능 시험을 본다.

올해 시험장은 지난해보다 198개 증가한 1383개다. 시험실은 1만291개 늘어난 3만1291개다. 이 날 새벽 혹시 모를 추가 확진 수험생 시험을 위해 전국 거점병원 25곳과 생활치료센터 4곳, 총 205개 병상을 대기시켰다.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는 학생은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강도태 1총괄조정관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수능시험뿐 아니라 이후 이어지는 대입 전형 기간에 대한 방역관리도 충실히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학업에 매진한 수험생들이 노력의 결실을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신분확인·점심식사 때만 마스크 벗기 허용
올해 수능 시험장에서는 후배들의 '교문 앞 응원'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는 앞서 이러한 취지의 공문을 관내 학교에 발송했다.

시험실 책상마다 칸막이가 설치되는 것도 예년과 달라진 점이다. 입실은 오전 6시 30분부터 가능하고, 8시 10분까지 입실을 완료해야 한다. 발열체크 등 입실 절차가 따로 있기 때문에 시간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고사장 입구에는 손 소독제도 비치된다.

수험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미착용시엔 입실이 불가하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시간은 신분확인 때와 점심식사를 할 때다. 훼손을 대비해 예비용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좋고, 정수기 사용은 어려워 개인이 마실 물도 따로 챙겨야 한다. 추운 날씨이지만, 고사장은 환기를 자주해야 하기 때문에 여벌의 옷을 여러 개 챙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가격리자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하는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미성년자는 가족 차량을 이용한다. 화장실은 자가격리자 전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수능 끝난 뒤 방역도 '비상'…"긴장풀지 말아야"
정부는 수능이 끝난 뒤 학생들이 모이기 쉬운 시설 등에 대해 일지감치 고삐를 죄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플러스(+)알파(α)'는 젊은층 확산 억제를 목표로 둔 방역대책이란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수능 시험이 끝난 뒤 긴장이 풀릴 수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방역동참이 가장 중요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학생들이 잘 갈 수 있는 노래연습장은 현재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밤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되고 시설 면적 4제곱미터당 1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카페는 종일, 식당은 밤 9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실내 체육시설은 기본적으로 밤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된다. 다만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스텝·킥복싱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실내체육시설은 집합 자체가 금지됐다. 영화관과 PC방은 좌석을 한 칸씩 띄어 앉아야 하고, 물과 무알코올 음료를 제외한 음식 섭취도 금지돼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방대본부장은 지난 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대본은 12월 1일 0시부터 7일까지 수도권에 대해 위험도가 높은 시설 그리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위험도가 높은 활동에 대해 방역조치를 강화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수능 시험이 끝나더라도 친구들과 모이기 보다는 각자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코로나19 방역에 동참하는 게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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