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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력도 톺아보기①] 300년 전 제주 담은 화첩, 제주 1호 국보될까
  •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승인 2020.1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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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702년 제주목사 이형상이 제주도내 고을을 순찰하는 내용과 행사장면 등을 담고 있는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의 국보 승격이 추진되고 있다. 탐라순력도가 국보로 지정되면 제주지역 제1호 국보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뉴스1 제주본부는 탐라순력도와 관련한 다양한 역사 기록과 연구 사례를 통해 7차례에 걸쳐 소개하고 역사적·문화재적 가치와 가치확산을 위한 추후 활용 방향 등을 소개한다.
 

탐라순력도 표지(제주도 제공) © 뉴스1

지역적 색채를 지닌 기록화의 국보 지정 사례가 전무한 가운데 조선시대 지방관의 제주 고을 순행을 그린 현존 유일의 기록화첩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의 국보 승격이 추진되고 있다.

탐라순력도가 국보로 승격되면 제주지역 제1호 국보로 이름을 올린다.

보물 제652-6호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년)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李衡祥·1653~1733)이 제주도내 고을을 순찰하는 내용과 행사장면들을 생생히 담고 있다.

순력이란 조선시대 관찰사가 자기 관할 내 고을 민정을 시찰하던 일을 뜻한다.

◇ 제작자와 화공, 제작시기가 명확한 기록화첩
 

사진은 왼쪽부터 남환박물과 오시복의 편지.(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 News1

탐라순력도는 1979년 2월 지정된 보물 제652호 '이형상 수고본'의 일부로, 1998년 제주목 관아 복원을 위해 제주시가 후손에 매입해 현재 국립제주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이형상은 1702년 3월 목사로 제주에 부임했으며, 1703년 3월에 대정현에 유배 온 이조판서 오시복을 두둔했다는 이유로 제주목사에서 파직된 인물이다.

재임기간이 매우 짧았음에도 탐라순력도를 비롯, 남환박물(도 유형문화재 제34-1호), 탐라장계초(도 유형문화재 제34-2호), 탐라록 등의 다양한 제주 관련 유작을 남겼다.

탐라순력도는 제주목 소속 화공 김남길이 그리고, 유배인 오시복이 글을 쓴 것으로 연구결과 확인됐다.

지방 기록화로는 드물게 제작자와 화공, 제작시기(1703년 완성)가 명확한 기록화첩인 셈이다.

탐라순력도 서문과 이형상의 문집인 ‘병와집’에 '화공 김남길을 시켜 그림을 그리게 했다'고 쓰여 있는데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이외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다만 김남길의 유작은 탐라순력도가 유일하다.

또 최근 연구로 글을 쓴 이는 대정현에 유배와 있던 오시복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오시복은 당대 명필로 소문난 인물로, 당시 이형상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최고(最古) 제주지도부터 순력·행사 장면까지
 

사진은 43면으로 구성된 화첩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중 제주 동부지역의 중심지인 정의현의 순력 모습을 그린 '정의조점'(제주도 제공). 2019.11.27/뉴스1 © News1 강승남 기자

탐라순력도는 도입부 지도 ‘한라장촉(漢拏壯囑)’과 종결부 도면 ‘호연금서(浩然琴書)’, 39면의 그림과 2면의 서문까지 총 43면의 화첩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한라장촉은 제작시기가 명시된 최초의 제주도 지도로 평가받는다.

서두와 종결부를 제외한 41면의 화첩 중에는 1702년 10월 29일부터 11월 19일까지 21일간에 걸쳐 실시했던 순력 장면이 총 28면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평상시 행사 장면을 담고 있다.

이형상은 제주도를 동-남-서-북 방향으로 정의현·대정현·제주목 등 3읍과 해안가를 따라 설치된 9개 진성을 순력했다.

41면 중 군사훈련 및 방어유적과 관련된 그림이 총 17면(41.5%)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 대목에서 조선시대 순력의 주요 목적이 군사와 무기의 점검에 있었음과 당시 군사적 요충지로서 제주가 갖는 의미를 포착할 수 있다.

이밖에 제주목과 정의현, 대정현 등 큰 고을에서의 양로회 광경을 그린 것이 3면, 순행길 부근에 있는 김녕의 용암굴과 정방폭포, 산방굴과 같은 명승명소를 탐방하는 장면이 5면으로 뒤를 이었다.
 

사진은 43면으로 구성된 화첩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중 공마봉진 장면.(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News1

행사 장면(11면)은 진상 및 국마 목장 관련 행사가 다수를 차지한다.

제주의 특산품인 귤과 말 진상(‘공마봉진’, ‘감귤봉진’), 군사훈련을 겸해 시행한 수렵(‘교래대렵’)과 방사(‘비양방록’), 당시 제주도에 자리한 국마 목장 점검(‘산장구마’, ‘우도점마’) 등이 대표적이다.

탐라순력도는 300년 전인 18세기 초 제주도의 지리·지형, 관아·군사·풍물·의례 등을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또 그림 하단에는 순력 시행 날짜와 참여 인원 등 행사 관련 정보가 상세히 명기돼 있어 역사 고증자료로서의 의미도 남다르다.

이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11월 국보 승격 지정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하고 국립제주박물관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탐라순력도의 국보 지정에 힘쓰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18세기 초 제주도의 사회상을 시각적으로 생생히 담아낸 탐라순력도는 다방면에 걸쳐 국보로 승격될만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며 "제주도가 보유한 보물 중 최초로 국보 승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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