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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력도 톺아보기②] 조선시대 제주 감귤은 어떻게 진상됐을까
  •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승인 2020.12.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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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702년 제주목사 이형상이 제주도내 고을을 순찰하는 내용과 행사장면 등을 담고 있는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의 국보 승격이 추진되고 있다. 탐라순력도가 국보로 지정되면 제주지역 제1호 국보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뉴스1 제주본부는 다양한 역사 기록과 연구 사례를 통해 7차례에 걸쳐 탐라순력도을 소개하고 역사적·문화재적 가치와 가치확산을 위한 추후 활용 방향 등을 소개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도 보유 보물 가운데 처음으로 국보 승격을 추진하기로 하고 문화재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43면으로 구성된 화첩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중 각 종류의 감귤과 한약재로 사용되는 귤껍질을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해 봉진하는 광경을 그린 '감귤봉진'. 2019.11.27 /뉴스1 © News1

300년 전 제주 망경루 앞뜰.

여인 여럿이 주황빛의 귤을 종류별로 나눠 상자에 포장하고, 그 옆에 앉은 남자들은 나무통과 짚단을 만들고 있다.

이들 앞쪽 연회각에 앉아있는 당시 제주목사 이형상은 이 모든 과정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

탐라순력도 내 ‘감귤봉진(柑橘封進)’에 묘사된 감귤 진상 준비 장면이다.

화첩 하단에는 어떤 감귤이 얼마나 진상됐는지는 물론 감귤 포장 방법과 봉진 절차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제주서 봉진되는 감귤 종류만 해도 10가지를 훌쩍 넘었다.

감자, 금귤, 유감, 동정귤, 산귤, 청귤, 유자 등 갖가지 종류의 감귤과 진피라 부르는 감귤껍질까지 진상품에 포함돼 있었다.

탐라순력도에 생생히 담겨 있듯 조선시대 제주도는 육지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진상품과 공물의 생산지였다.

귤뿐만 아니라 말도 중요한 진상품 중 하나였다.
 

탐라순력도 내 화첩 중 하나인 '공마봉진'(제주 세계유산본부 제공) /© News1

탐라순력도의 ‘공마봉진(貢馬封進)’은 진상에 필요한 말을 각 목장에서 선발해 제주목사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이들 그림은 진상의 절차 및 종류와 수량, 진상 관계자들의 모습이 상세히 그려져 있어 조선 후기 제주의 수취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학술 연구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탐라순력도는 채색된 그림과 상세한 글로 18세기 제주만의 사회상을 그대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탐라순력도 내 ‘건포배은(巾浦拜恩)’은 당시 제주에 만연했던 민간신앙과 유교적 봉건체제를 확립해 나가는 상반된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건포배은에는 1702년 12월 20일, 향품문무 300여 명이 관덕정 앞과 건입포에서 임금이 있는 북쪽을 향해 절을 하는 배례장면과 성 밖 신당들이 불타고 있는 장면이 동시에 표현돼 있다.

실제로 이형상은 제주 목사로 부임하던 당시 도내 129곳의 신당과 5곳의 사찰을 불태웠다. 또 무당 285명의 일자리를 박탈하고 농사를 짓도록 명하기도 했다.

이 그림은 당시 제주지역의 민간신앙의 분포 양상과 이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한눈에 보여주며 당시 종교 신앙 상황과 정책에 관한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탐라순력도 내 화첩 중 하나인 '건포배은'(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 News1

이외에도 탐라순력도는 지방기록화로는 드물게 제작자(제주목사 이형상)와 그림을 그린 이(화공 김남길), 제작시기(1703년 완성)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 제주지역 속오군의 소속과 신원 등을 적어 놓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군적부인 '제주속오군적부(濟州束伍軍籍簿)'가 화첩 내에서 발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0년 탐라순력도 보존처리를 위해 표지와 속지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이 군적부는 도첩의 배접지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군적부에 기재된 인원만 총 1750명으로, 조선후기 지방군의 근간인 제주도 속오군 연구에 있어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제주속오군적부는 이 같은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도 문화재자료 제5호로 지정됐다.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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