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정권교체는 '묻지마 반문'(反文·반문재인)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21일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뉴스1제주본부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보수가 현 정부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당 안팎 대권 경쟁구도에 대해 "경쟁 자체가 당과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고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다"며 "개혁적 보수 정치인으로서 도덕성, 개혁성, 행정력 등에서 다른 분들에 비해 부족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주 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안도 제시했다.

원 지사는 '청정제주 송악선언'과 관련, "제주의 최우선 가치가 청정과 공존이라는 방향성에 대한 동의는 얻었다"며 "구체적이고 단계적 목표점을 제시하면서 신뢰와 설득으로 후속조치들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또 상황이 심각해진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서는 "감염 확산의 고리를 끊고,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도민께서도 모임과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일문일답.

-대권도전 '공식선언'은?

▶아시다시피 차기 대통령 선거 도전 의사를 이미 피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극복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이다. 아직 구체적인 스케줄을 말씀드리긴 이르다. 확정되면 도민들께 가장 먼저 보고하겠다.

다만 실질적으로 대선 도전을 위한 활동을 펼칠 때는 도정의 공백이 없게 하겠다는 점은 분명히 약속하겠다.
현 여권의 다른 광역단체장들이 대선 경선에 나선 사례들도 적지 않고, 우리 제주의 행정시스템은 매우 탄탄하다.

-'범야권 후보'로 많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원희룡'의 경쟁력은?

▶우리 당 안팎의 좋은 분들이 많이 나서 모두 열띤 경쟁을 하면 좋은 일이다. 그 경쟁 자체가 당과 개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외연을 확대하는 일이다.

저는 개혁적 보수 정치인이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또 국민들도 그렇게 평가해주신다. 개인적으로는 도덕성, 개혁성, 행정력 등에서 제가 다른 분들에 비해 빠지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제가 일을 잘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을 국민들에게 검증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권 교체는 '묻지마 반문'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가 현 정부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 저는 그걸 보여드릴 수 있다고 본다.

보수는 개혁과 변화의 실적이 있다. 사실 보수 정당 시기 한국 사회의 큰 개혁과 변화가 많이 이뤄졌다. 북방외교, 금융실명제, 건강보험, 주택 2백 만호 건설 다 보수정부의 성취다. 그 저력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제주가 미래에 대한 준비는 제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탄소중립, 내연 자동차가 사라지는 시기, 부동산 정책 모두 준비가 돼 있다.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2022년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라고 본다. 우선은 크게 잘못하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시절의 문제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이 그런 맥락이다. 국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막말이나 돌출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국민들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해야 한다.

또 보수가 잘해야 한다. 이게 중요하다. 여당과 정부를 비판할 때는 매섭고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현 상황에 대해서도 우리가 충분히 대안을 낼 수 있다. 후보도, 캠페인도 그런 방향으로 간다면 승리할 수 있다.
 

-11월 '청정제주 송악선언' 후 연이어 실천조치를 발표했다. 향후 추진 계획은?

▶청정 모델, 공존 모델 그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분은 단 한 분도 못 봤다. '근데 그게 되겠어?' '나는 괜찮은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라는 의구심을 가진 분들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방향성에 대한 동의는 얻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이고 단계적 목표점을 제시하면 방향을 넘어 속도와 경로에도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청정과 공존'은 정파적인 것도 아니고 이념적인 것도 아니다. 미래를 위한 비전이다. 그냥 아름다운 비전이 아니라 이게 아니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일한 활로다.

'청정제주 송악선언'에서 언급된 대규모 투자개발 사업들은 최종 절차에 이르기까지 각각 다른 단계에서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일괄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률적인 부분을 포함해 실무부서를 중심으로 충실하게 검토하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자와 지역주민과의 소통과 논의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송악선언 후속 조치와 관련된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지역주민의 숙원사업 또는 친환경적인 지역 발전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나갈 것이다.
한 번의 선언으로 끝내기 위해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한 것이 아니다.

송악선언 이후 후속 조치를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송악산을 도민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송악산 일대에 대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것처럼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실천 방안들도 준비하고 있다.

-전력거래자유화를 핵심으로 하는 '그린뉴딜'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과 향후 계획은?

▶제주는 10년 전부터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그린뉴딜'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제주형 그린뉴딜의 핵심과제로 전력거래 자유화, 2030년 내연차량 신규등록 중단, 그린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력거래 자유화는 제주가 그린뉴딜 선도도시로 자리잡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저탄소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개선이다.

제주에서 풍력발전기가 돌지 않고 서 있는 걸 보고는 '고장 난 거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다. 고장난 것이 아니라 풍력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도 한전에서 그것을 모두 받아 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서 멈춰 있는 것이다.

전력거래 자유화가 되면,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어 이 전기를 한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기차 충전소나 가정으로 보내는 등 '직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재생에너지 보급확산에 따른 계통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해결방안들을 모색하고자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는데,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통한 전력거래 특례 부여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제주에서 먼저 선도적으로 전력거래 자유화 등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규제 완화 지역으로 특례를 인정해줄 것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방역 대응 방안은?

▶12월 들어 도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감염 확산의 고리를 끊고,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를 3차 대확산의 최대 고비로 판단하고, 정부의 특별방역에 발맞추면서 제주 특성을 고려한 더욱 강화된 방역조치를 골자로 한 제9차 특별행정명령도 시행하고 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도내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우나·목욕탕은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 장례식장과 결혼식장에서의 음식물 제공을 금지했으며, 숙박시설도 50% 이내로 예약을 제한하도록 했다.

아울러 해돋이 명소인 성산일출봉과 한라산국립공원 등에 대한 출입도 전면 제한했다. 마방목지 눈썰매장처럼 개별적으로 방문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밀집이 이뤄지는 장소는 상황을 판단해 신속하게 집합금지 조치를 취하겠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의 효율을 높이는 제주형 전자출입명부인 '제주안심코드'도 본격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전 도민이 제주안심코드 사용에 동참해주셔야 그 효과가 막강해진다.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만큼 도민 여러분께서도 모임과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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