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저는 동성애, 동성애자를 싫어합니다"라고 발언해 성소수자 혐오 논란을 빚고 있는 강충룡 제주도의회 의원(서귀포시 송산동·효돈동·영천동·국민의힘)이 뒤늦게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제주 19개 시민사회단체·정당으로 구성된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0일 성명을 내고 강 의원이 지난 18일 발표한 유감 입장문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었고, 스스로를 변명하기에 급급했으며, 다시 한 번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남발했다"고 규탄했다.

이 단체는 강 의원이 유감 입장을 밝히면서 '제 생각과 소신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 '유아·청소년기에 동성애가 확대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을 법·제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하는 등 재차 기존 입장을 피력한 부분을 문제삼았다.

이 단체는 "존재를 부정당해야 하는 시민은 없다"며 "강 의원은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마음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는 입장문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을 향해 "제주도의회 차원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에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피진정인은 강 의원과 좌 의장,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이다.

당시 이 단체는 "이번 사안은 국가인권위법상 직위를 이용해 타인에게 성적 굴욕·혐오감을 느끼게 한 사안"이라며 "심지어 피진정인들은 언론 등을 통해 이를 인지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12월23일 제390회 제주도의회 제2차 본회의 도중 도중 '제주도교육청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한 찬반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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