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24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하돼 26일부터 접종된다. 아울러 같은 날 화이자 백신이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27일부터 투여된다.

정부는 올 가을까지 국민 70% 이상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감염확산을 자연스럽게 억제할 수 있는 '집단면역'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5종 총 7900만명분이다. 각 백신들이 국내에 1~3분기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급되는 만큼, 전국민이 정부가 짜놓은 계획대로 제때 접종해야 올겨울이 오기 전에 일상 복귀가 가능해진다. 이에 가상의 7인 가족을 예로 들어 나의 접종 차례는 언제가 될지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70세의 아버지와 63세인 어머니, 40대 큰아들 부부와 두 자녀, 30대 둘째 아들로 구성된 7인 가족을 가정하면, 우선 부모의 접종 시기는 서로 완전히 달라진다.

63세 어머니는 만18~64세의 접종이 시작되는 3분기부터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 대상군의 접종 백신 종류는 결정되지 않았다.

만약 어머니가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입소자라면 오는 26일부터 당장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날부터 요양병원‧시설 등의 만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등 28만9271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70세인 아버지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로 이르면 3월말 또는 2분기에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있다면 오는 26일이 아닌 4월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 대한 '효과성'을 입증할 만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해 같은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라도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을 일단 미뤘다. 임상 데이터는 3월말 확인될 전망이다. 이 경우 이르면 3월말 또는 2분기부터 만 65세 이상 접종이 시행된다. 다만 백신 접종 종류는 아직 미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여의치 않으면 화이자 백신이 사용될 수 있다.

43세 아들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고 동시에 고혈압 질환자라면, 가장 빠른 접종 시점은 오는 27일이 된다. 코로나19 치료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은 정부의 접종 1순위군에 속한다. 백신은 화이자 제품이 사용된다. 만약 의사가 아니라면 성인 만성질환자로서 3분기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3분기부터 접종이 이뤄지는 만 18~64세에 속하기도 한다.

44세 며느리가 약사이면서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성인 만성질환자로서 3분기 접종 대상에 속한다. 하지만 약국 종사자이기 때문에 2분기 접종이 가능하다.

39세인 둘재 아들은 군인으로 만 18~64세에 속하기 때문에 3분기 접종 대상이다. 군인으로서도 3분기 접종 대상자가 된다. 정부는 군인‧경찰‧소방 및 사회 기반시설 종사자에 대해 3분기부터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19세의 손녀(만 18~64세)는 성인이기 때문에 3분기 접종이 가능하지만 16세 고등학생 손자는 소아·청소년으로서 아직 정부의 접종 계획에 없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자문단이 지난 22일 화이자 백신에 대해 만16세 이상 사용이 타당하다고 권고하면서 접종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다. 앞으로 이 권고대로 식약처 최종허가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최종 승인을 하면 고등학생 손자 역시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접종시기는 일반 성인과 같은 3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접종 대상자들이 제때 백신을 맞지 않는다면 접종 가능시점은 4분기로 밀린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예방접종률 관리는 정부의 힘만으로는 어렵다"며 "정부와 의료계, 전문가 그리고 국민들이 함께 코로나19 극복이란 목표로 접종률을 높일 수 있도록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충실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