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50대 여성이 술에 취한 채로 운전을 하다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용감한 시민의 도움으로 큰 변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해양경비안전서와 소방당국, 성산포항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13일 오전 6시50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포항 도선 선착장에서 신모씨(51·여)가 몰던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때마침 출근해 이 장면을 목격한 우도랜드 도항선 갑판장 고광오씨(48)는 운전자를 구조하기 위해 바다에 몸을 던져 차량 문을 열었으나 잠겨있는 상태였다.

고씨는 차량 내부에 신씨가 의식을 잃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일단 차량을 가라앉지 않게 하기 위해 차를 붙잡은 채로 있는 힘껏 항구 쪽으로 끌고 갔다.

바깥에 있던 도항선 관계자들은 고씨에게 구명동의와 배를 정박할 때 쓰는 줄을 던져줬으며, 고씨는 구명동의에 몸을 의지한 채 줄을 차에 고정시켰다.

도항선 관계자들이 항구 쪽으로 줄을 끌어당겼고, 그 사이 한 관광객의 신고를 받은 해경 2명이 오전 6시57분쯤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 차량은 3분의 2 가량만 물에 잠겨있는 상태였다.

곧장 바다 속으로 들어간 고경남 성산안전센터 경사(44)는 도항선 관계자들이 건넨 망치로 차량 뒷면 창문을 깨고 들어가 오전 7시20분쯤 신씨를 밖으로 탈출시켰다.

신씨는 곧바로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신씨는 혈중알콜농도 0.062%로 운전면허 정지(100일) 수치에 해당했다.

고 갑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차가 쏜살같이 바다로 들어가니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차를 좇아서 들어간 것”이라며 “내가 억지로 문을 열면 수압 때문에 차가 가라앉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항구 쪽으로 일단 끌어당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 갑판장은 이어 “선박 직원들이 함께 해줬기 때문에 구조가 가능했다.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운전자가 생명에 지장이 없다니 다행”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서귀포해경은 이와 관련해 “성산안전센터에는 인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2명이 출동해서 1명이 바다에 들어가고 1명이 육지에서 구조 작업을 벌였는데 고 갑판장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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