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생수병이 화분으로 바뀐다니 신기하네요.”

5일 제26회 환경의 날을 맞아 제주 도두동재활용도움센터 일원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즐거운 분리배출’ 캠페인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것은 ‘스마트 분쇄기 이지리사이클(EZ recycle)’이었다.

참가자들은 가정에서 가져온 페트병이 기계를 통해 쉽게 분리배출되고 병뚜껑은 현장에서 바로 화분으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사를 자아냈다.

이날 선보인 ‘페트병 띠 분리기 이지캡(EZ cap)’, ‘스마트 분쇄기 이지 리사이클(EZ recycle)’은 주신글로벌테크㈜이 개발한 플라스틱 리사이클 및 업사이클 기계다.

원주에 본사를 둔 주신글로벌테크는 지난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혁신성장센터에 입주해 플라스틱 업사이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길남 주신글로벌테크 대표이사는 “재활용 잘 하라는 말은 많이 들어도 정작 내가 재활용한 플라스틱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모르겠다는 불만들이 있더라”라며 사업에 뛰어든 이유를 밝혔다.

장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재활용 플라스틱도 좋은 자원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지캡, 이지리사이클을 통하면 재활용부터 업사이클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페트병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재질로 구성된다. 뚜껑은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몸통은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라벨지는 PP(폴리프로필렌) 등이다.

이는 잘게 파쇄한 형태인 플레이크로 만들어 각각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된다.

이날 현장에서는 플레이크가 사출기를 통해 화분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이 공개됐다.

병뚜껑 30개가 모여 화분 1개가 되는데 하루 30㎏의 양을 처리할 수 있으며 한 달이면 1톤 이상의 병뚜껑을 업사이클할 수 있다.

이밖에도 PET의 경우 옷, 신발, 모자 등으로 재탄생되며 HDPE는 화분 등 생활용품으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이물질을 제거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과정을 최소화해 비용 부담도 줄이겠다는 것이 주신글로벌테크의 계획이다.

오염된 플라스틱의 재활용도 과제다.

PET 용기의 경우 이물질이 묻으면 업사이클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테이크아웃 잔으로 많이 쓰이는 PP는 이물질이 묻어도 비교적 업사이클이 용이한 편이다.

주신글로벌테크는 오염된 플라스틱을 황토와 유리 등과 섞어 대리석처럼 보이는 인테리어 소재나 무드등으로 제작하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장 대표는 “제주의 경우 카페가 굉장히 많아지면서 테이크아웃 커피잔 처리도 고민거리가 됐다”며 “해양쓰레기 역시 문제인데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의 세척 등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주신글로벌테크는 기술 개발에 이어 상용화를 통해 활용도를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제주 우도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이 첫 과제가 됐다. 지난달 제주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우도의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 하기로 한 것이다.

장 대표는 앞으로 우도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폐플라스틱 원료를 분석하고 업사이클 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는 “우도의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 하는 것을 넘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한다”며 “앞으로 점차 범위를 확대해 제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재활용품들이 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