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창립 13주년(6월25일)을 맞이한 제주관광공사(JTO)의 조직혁신과 독립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8년 출범한 제주관광공사는 창립 초기부터 제주관광협회 및 제주도 관광 관련 부서와의 역할 중복, 자체 재원 마련 등의 문제가 계속돼왔다.

14일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 면세사업 부진 등으로 경영 위기를 겪으며 4년 가까이 정규 인사가 없어 정규직 137명 중 102명(74.4%)이 승진 연한을 초과했다.

이 가운데 하위직급인 5~6급이 87명을 차지한다.

2016년 이후 5년간 퇴사와 이직 등 44명이 공사를 그만뒀지만 충원 인력은 6명에 그쳐 직원들은 업무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신입사원은 낮은 임금을 이유로 입사를 거부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지방공기업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추락한 상태다. 실제 제주관광공사 신입사원 초봉은 도내 공기업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외부에서 전문성을 중점에 둔 조직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콘크리트 조직'으로 불릴만큼 변화에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내부에서는 "일할 맛이 안 난다"라는 자조섞인 얘기가 흘러나온다.

제주관광공사의 직원만족도는 2016년 66.9점에서 2020년 51.8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직하고 싶다는 직원은 40%를 넘는다.

공사 내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조직개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부진을 면치못했던 제주신화월드 내 내국인면세점 사업을 접은 뒤 외부 경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개편을 추진해 제주도와 협의 중이다.

공사가 제주관광의 컨트롤타워로 거듭나기위한 또 다른 과제로 제주도와 분리된 독립적인 경영이 꼽힌다.

내부에서는 현재 공사가 진행하는 조직개편안은 물론이고 각종 사업과 예산 집행 과정에서 제주도의 동의나 협의없이 자체적인 추진이 어려운 구조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면세점 이외에는 마땅한 자체 재원이 없는 공사에 제주도가 지급하는 대행사업비와 전출금은 2015년 126억, 2016년 129억, 2017년 163억, 2018년 159억, 2019년 170억, 2020년 157억원 등 한해 100억원 이상이다.

공사가 제주도의 의견과 요구를 배제할 수 없는 배경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예산 지원에 따른 관리·감독의 필요성을 인정한다해도 엄연히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가 사실상 제주도의 하위 부서나 다름없게 됐는 지적이 나온다.

도내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공사가 출범 10주년을 넘겼지만 여전히 제주도가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방공기업법과 도 조례를 근거로 대행업무 비용을 보전해 안정적인 운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제주도와 소통하며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직원들의 임금도 단계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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