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플라스틱으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플라스틱 제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에도 끊임없이 그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있다. '무모한 도전'이 '위대한 도전'으로 바뀌는 그날을 꿈꾸며. 뉴스1제주본부는 5차례에 걸쳐 '플라스틱 제로'를 위한 각계의 노력과 현장의 목소리 등을 소개한다.
 

지난 24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해안가. 평소라면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을 제주관광공사 직원 4명이 땡볕과 싸워가며 부지런히 집게를 들고 해안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제주 올레길 및 해안가 등 도내 곳곳에서 '그린 제주 캠페인(Green Jeju Campaign)'을 벌인다.

공사 자체 봉사단인 '허염지기봉사단'은 올레코스와 해안가 등 관광객이 자주 찾는 장소에서 매주 목요일 1회 3~4명 규모의 소규모 그룹으로 플로깅(plogging :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 형태의 환경정화 활동을 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쓰레기를 줍기 시작하고 1시간도 안돼 봉투 6개가 플라스틱병과 폐어구 등으로 가득찼다.

그린 제주 캠페인에 참가한 문정혁씨는 "현장에 나와 버려진 플라스틱과 쓰레기들을 보니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새삼 깨달았다"며 "조금이나마 제주 환경보호와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제로는 플라스틱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기업들의 동참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각광받으면서 공적이익을 우선해야 하는 도내 공기업들의 환경보호 활동이 활발하다.

제주관광공사와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모두 내국인면세점이 주수익원이여서 관광객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JDC 역시 다양한 영역에서 플라스틱 줄이기와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JDC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칫솔을 친환경 대나무 칫솔로 교환해줬다. 생활 속 작은 플라스틱 사용 습관부터 바꿔나가자는 취지다.

대나무는 살충제나 화학비료가 필요없고 생분해가 가능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칫솔로 꼽힌다.

JDC는 제주시와 수협 등과 함께 해양 조업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양쓰레기 중 폐기물을 활용해 가방과 파우치 등의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노플라스틱 서포터즈'를 발족했다.

서포터즈에 소속된 프로축구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K리그 홈경기에서 폐플라스틱 재생 유니폼을 착용하고 클린하우스 도우미들에게는 친환경 소재 조끼를 보급했다.

문대림 JDC 이사장은 "플라스틱 문제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플라스틱 없는 제주 만들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로 유명한 지방공기업 제주도개발공사는 플라스틱을 직접 생산하는 만큼 이 문제에 적극적이다. 개발공사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발생량 5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라벨 삼다수를 출시한 개발공사는 내년부터 사용했던 먹는샘물 페트병을 재생해 새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재생페트 뿐 아니라 바이오페트 개발도 함께 연구한다. 바이오페트는 식물성 유래 원료를 사용해 기존 페트 대비 이산화탄소를 약 30% 절감할 수 있는 소재로 100% 재활용 가능하다.

제주도는 '2030 쓰레기 걱정 없는 자원 순환 제주(2030 WFI, Waste Free Island Jeju)'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30 WFI 3대 목표는 2030년부터 Δ폐기물 직매립 금지 Δ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2020년 대비 30% 감축 Δ재활용 자원 순환 산업육성 및 일자리 창출 등이다.

Δ1회용 컵 없는 청정 제주 조성 시범사업 ΔZero Waste Market 지정 Δ다회용 유통 포장재 사용 유통망 구축 Δ생분해성 멀칭(mulching) 비닐 전환 등을 통해 공공 및 관광 분야에서부터 '탈 플라스틱'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7월부터 스타벅스에서 시범운영하는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억제 정책을 2022년 7월부터는 도내 모든 커피전문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도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 6차례의 정상회의, ASME(미국기계기술자협회) 재무장관회의 등 다수의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8) 유치전에도 뛰어들었다.

*이 기사는 제주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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